"내가 죽지 않았다는 걸 보여준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노장은 결코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라는 맥아더 장군의 말처럼 노장 박지호(25, MBC게임)는 자신이 아직 충분히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끊임없는 다짐을 하고 있었다. 박지호가 제자 '혁명가' 김택용과 맞대결서 승리를 거두며 프로리그 3연승을 기록, 부진에서 벗어났음을 선언했다.
박지호는 30일 서울 용산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열린 프로리그 SK텔레콤과 경기서 2-1로 앞선 4세트에 출전해 제자라고 불리는 김택용을 누르고 팀의 3-1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승리로 시즌 4승째를 올린 박지호는 프로리그 3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팀을 3위로 복귀시키는 일등공신이 됐다.
특히 최근 상승세인 김택용을 상대로 초반 빠르게 확보한 셔틀리버로 지상 병력과 조합한 공격을 펼치며 앞마당을 가져간 뒤 박지호는 옵저버 정찰로 상대 리버 드랍 공격을 봉쇄했다. 김택용이 다크템플러 견제로 역전을노렸지만 셔틀-리버 조합 지상 한방 센터 교전에서 승리하며 항복을 선언했다.
경기 후 박지호는 "연승이 '2'에서 끊기지 않고 3연승으로 가서 기쁘다. 3연승이 두 자리 숫자로 가게끔 하고 싶다. 나를 위해서도 팀을 위해서도 그렇고, 망가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환하게 웃었다.
지난 23일 스타리그서 신상문에게 패하며 아쉽게 탈락한 것에 대해 그는 "경기를 되돌아보면 2, 3번째 모두 유리했다. 방심만 하지 말자고 머리속으로 되뇌였는데 긴장의 끈이 풀리면서 무너졌다"면서 담담하게 말했다.
제자 김택용과 맞대결에 대해 "김택용 선수가 인정을 해줘서 고맙다. 솔직하게 김택용 선수가 결국은 이 자리까지 오지 않았는가. 나도 기분 좋다. 경기를 앞두고 부담은 됐다. 두 번 밖에 안 진 상태에서 1승을 챙겨 기분 좋다. 4~5번 만나서 졌다면 부담이 더 컸을 것이다. 상대전적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면서 "아마 대부분 사람들이 내가 질 거라고 예상했을 텐데, 그런 고정관념을 깰수 있어서 더욱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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