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둘도 없는 막역지우였다. 그러나 친구의 자살을 막을 수는 없었다.
‘절친’으로 알려진 송승헌이 30일 오후 3시 40분께 서울 반포동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5접객실에 마련된 고(故) 박용하의 임시 빈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블랙 수트에 선글라스를 낀 말쑥한 차림이었지만 얼굴 표정은 굳어 있었다.
이에 앞서 오전 10시 30분에는 소지섭이 빈소를 찾았다. MBC 드라마 ‘로드 넘버원’ 스케줄로 바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안타까운 비보를 듣자마자 달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슬픔을 참지 못해 오열하며 접객실로 향했다.

박용하-소지섭-송승헌은 신인 때부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온 사이다. 특히 소지섭의 경우, 지난 28일 현재 출연 중인 MBC 드라마 ‘로드넘버원’ 홍보 인터뷰에서 “친한 여배우는 없지만 송승헌 형과 박용하와는 최고로 친하다. 또 드라마를 찍으면서 윤계상과도 친해졌다. 그 이상은 친한 배우가 없다. 이들과는 촬영이 없으면 거의 매일 본다”고 우정을 과시한 바 있다.
박용하 역시 지난 2008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소지섭과의 오랜 우정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1998년 앙드레 김 패션쇼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어려웠던 신인 시절을 함께 견뎠던 가족 같은 관계다.
이에 대해 박용하는 “둘이 PC방 가서 스타크래프트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때만 해도 서로 신인이고 일이 없었다. 아무래도 폐인 생활을 같이 하다 보니까 금방 친해졌던 것 같다"면서 "지섭이가 원래 말을 잘 안 한다. 그러니 인터뷰 안하고 공개석상에 잘 안 나오는 걸 이해해 달라. (그에게) 친구는 딱 둘인데 나하고 송승헌이다"고 이야기했다.
엄청난 취재 인파에도 불구하고 슬픈 감정을 숨기지 못한 채 허겁지겁 빈소에 들어섰던 소지섭. 빈소 앞에 놓인 소지섭의 화환이 마치 떠나간 친구를 그리는 듯하다.
rosecut@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