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박용하, '한류스타'보다 '박용하'로 불리고 싶다더니....
OSEN 조경이 기자
발행 2010.06.30 16: 22

[기자수첩] 배우 박용하는 생전에 한류스타라는 타이틀보다 ‘배우 박용하’로 불리고 싶었던 마음이 더 컸다.
영화 ‘작전’(2009)의 개봉을 앞두고 한 인터뷰 당시 기자와 만난 박용하는 영화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이후 10년 만에 영화로 복귀해 그 어느 때보다 떨리고 긴장된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바로 직전에 드라마 ‘온에어’로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해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영화라는 매체로는 오랜만의 도전이라서 그 어느 때보다 긴장도 컸었고 기대도 많았었다.

당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면서 점심을 아직 못했다고 파스타를 함께 먹자고 권했던 박용하는 아시아의 스타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편안하고 소탈한 분위기로 인터뷰를 이끌었다. 한 시간 정도의 인터뷰 시간 동안 그가 가장 신경을 쓰고 날을 세웠던 부분은 ‘한류스타’에 대한 부분이었다.
한류스타에 관한 질문이 이어질 때, 박용하는 한류스타라는 타이틀보다는 국내 팬들과의 소통에 대해서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박용하는 인터뷰에서 “한류스타로 불리는 것에 대해서 부인하고 싶지는 않다”며 “사람들이 그렇게 부르는데, 그렇게 해달라고 한 적도 없었고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한 적도 없었다. 하지만 저는 무엇보다 제 이름을 불러주는 게 제일 좋다”고 털어놨다.
“‘한류스타’라는 타이틀이 부담 없이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다면 상관없지만 그게 자꾸 사람들에게 부담으로 다가가게 되는 것 같아 싫다. 아직 ‘한류스타’의 이미지가 호감은 아닌 것 같다. 그런 이미지가 부담으로 다가가서 나는 안 그러는데 괜한 오해를 받는 것도 싫다 ”고 덧붙였다.
또한 박용하는 누구보다 연기파 배우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극중에서 박희순과의 연기 대결에서 굉장한 자극을 받았음을 솔직하게 전했다. 처음 ‘작전’에서 만나서 호흡을 맞췄지만 배우로서의 포스가 부럽고, 자신도 그런 배우로서의 느낌을 갖고 가고 싶다는 마음이다. 
박용하는 “연기 잘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나중에도 관객들이 ‘박용하는 참 괜찮은 배우였다’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다른 큰 욕심은 없다. 관객들에게 기대감을 줄 수 있는 연기 잘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용하는 드라마 ‘겨울연가’로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스타로 올라섰다. 이후 드라마 ‘러빙유’ ‘온에어’ 등의 작품을 통해서는 누구나 한번쯤 그와의 로맨스를 꿈꿀 만큼 부드러운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후 ‘작전’ ‘남자 이야기’ 등의 작품으로 거칠고 터프한 매력도 발산하며 다양한 변신을 시도, 배우로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행보를 보여줬다. 
그런 박용하가 향년 33세로 짧은 생을 스스로 마감했다. 팬들에게 그리고 관객들에게 “참 괜찮은 배우였다”라고 기억되길 바라는 것이 그의 마지막 소망이자 바람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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