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8일만에 스타리그에 나선 '영웅'의 도전은 아쉽게 실패로 끝났다. '영웅' 박정석(27, 공군) 끈질긴 투혼으로 16강행을 타진했지만 구성훈(화승)을 넘어서지 못하며 탈락의 쓴 잔을 마셨다.
박정석은 30일 서울 용산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열린 대한항공 스타리그 2010 시즌2 I조 1차전 구성훈과의 경기서 0-2로 패배했다. 스코어 상은 완패라고 할 수 있지만 매 세트 손에 땀을 쥐는 상황을 연출하며 용산 e스포츠 상설경기장을 가득 메워 '영웅'의 귀환을 원했던 300명의 팬들을 즐겁게 했다.
박정석은 지난 2002년 '스카이 스타리그에서 임요환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프로토스 가을의 전설'을 만들어낸 주인공. 2001년 '코카콜라배 스타리그'로 스타리그에 데뷔한 이래, 이번이 13번째 스타리그 본선 진출로, '다음 스타리그 2007' 이후, 무려 3년 만에 본선에 올라, 역대 최고령 개인리그 본선 진출이라는 신기록을 수립했지만 구성훈에게 무너짐에 따라 다음 스타리그 2007 이후 9시즌, 1098일만에 치른 박정석의 스타리그 복귀전은 아쉽게 막을 내리게 됐다.

경기는 초반부터 박정석이 아닌 구성훈의 분위기로 흘렀다. 1세트 '태풍의 눈'서 아비터를 중심으로 지상군 체제를 편성하며 구성훈과 대치 상황을 연출했던 박정석은 아비터의 리콜로 구성훈의 진영에 피해를 계속 입히며 점차 힘의 중심을 지상군에서 캐리어 중심의 공중군으로 옮겼다.
그러나 구성훈이 이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박정석의 힘이 중심이 옮겨지는 사이에 박정석의 확장 기지를 여러군데 동시 타격하는 전술로 박정석의 자원줄을 끊어놓으며 캐리어의 요격기인 인터셉터를 채우지 못하게 만들었다.
결국 요격기를 잃은 박정석의 캐리어는 골리앗 중심의 지상군을 운용하는 구성훈의 화력을 버텨내지 못하면서 기선 제압은 구성훈이 차지했다.
서전을 내주며 벼랑 끝에 몰린 박정석은 2세트 '비상-드림라이너'서 반격에 나섰다. 초반 강력한 드라군 압박으로 구성훈의 앞마당을 들어올리며 분위기를 띄웠지만 간발의 차이로 구성훈의 입구 돌파에 실패하며 첫 번째 기회를 놓쳤다.
반면 위기를 넘긴 구성훈은 안정적으로 전장의 아래지역을 차지하면서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여기다가 벌처의 기동성을 십분 활용하는 견제로 박정석의 후방을 흔들며 주도권을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박정석은 1세트와 마찬가지로 캐리어를 역전의 카드로 준비했지만 구성훈의 압박이 생각 외로 강했다. 구성훈은 골리앗-탱크 중심의 지상군 화력으로 박정석의 자원줄을 또 다시 괴멸시키며 승기를 잡아냈다.
결국 박정석은 구성훈의 지상군에 본진 수비가 무너지면서 아쉽게 항복을 선언했다.
◆ 대한항공 스타리그 2010 시즌2 36강 1차전
▲ 구성훈(화승 오즈) 2-0 박정석(공군 에이스)
1세트 구성훈(테란, 5시) 승 <태풍의눈> 박정석(프로토스, 11시)
2세트 구성훈(테란, 6시) 승 <비상-드림라이너> 박정석(프로토스,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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