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곤(59)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가 이적 시장의 큰 손으로 군림하고 있다.
최근 재정적인 문제로 이적 시장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던 울산의 변화는 역시 전반기를 정규리그 1위로 마치는 등 5년 만의 우승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울산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지 2년째인 김호곤 감독은 내심 이번이 우승 도전의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김호곤 감독의 이런 의지는 울산의 구단 운영에서도 쉽게 엿볼 수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울산과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김동진(28)에게 러시아의 명문 디나모 모스크바가 영입 의사를 밝혔지만 '이적료'보다는 '우승'을 선택하겠다고 밝힌 것.

김호곤 감독은 "우리는 K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동진 같은 선수는 아무리 많은 돈을 제의해도 보낼 수 없다"고 말할 정도다.
최근 포항 스틸러스에 타겟형 스트라이커 이진호(26)를 내주고 윙포워드 노병준(31)을 6개월 임대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다. 노병준의 높은 연봉을 감수하더라도 팀에 필요한 공격을 강화시킨 것이다.
포항 관계자는 "울산에서 먼저 맞임대 제안을 했다. 김호곤 감독이 노병준에게 깊은 관심을 보였다. 우리에게도 필요한 선수이지만 고민 끝에 임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절정은 대전 시티즌 미드필더 고창현(27)의 영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창현은 감각적인 프리킥이 뛰어난 선수. 이적 시장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울산은 현금 카드를 무기로 대전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양 측이 금액의 차이로 이견을 보이고 있을 뿐 이적이라는 큰 틀에는 합의가 이뤄졌다는 분위기다.
대전 또한 올 시즌을 끝으로 고창현과 계약이 끝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이미 한 차례 이적 협상을 벌이던 양 측은 금액 문제만 타결되면 이적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작년에는 이적료 9억 원을 놓고 이적 협상이 벌어졌는데 올해는 울산이 11억 원을 제안한 반면 대전은 15억 원을 이야기하고 있다. 중간치인 13억 원 수준에서 협상 타결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stylelom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