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의 1군 무대' 조규수, "많이 긴장했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07.01 18: 32

"긴장도 많이 되더라구요. 첫 타자 상대 때는 공이 높게 가기도 했고".
 
5년 만에 밟는 1군 무대가 공교롭게도 친정팀을 상대로 한 경기였던 사나이. '이적생' 조규수(29. 두산 베어스)가 오랜만에 오른 1군 등판에 대해 떠올리며 웃음을 지었다.

 
한화 시절이던 지난 2000년 10승을 올리며 이승호(SK)와 함께 신인왕 타이틀을 놓고 경쟁하기도 했던 조규수는 이후 점차 하향세를 타며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2005년 이후 병역 의무 이행 및 잔부상, 구속 저하 등으로 1군에 오르지 못했던 조규수는 지난해 11월 16일 유격수 이대수의 반대 급부로 좌완 김창훈과 함께 두산으로 이적했다.
 
지난해까지 실전에서 보여준 것이 없었기에 팬들의 기대치도 크지 않았으나 그는 미야자키 전지훈련에서 숨겨진 '성실맨'이었다. 김경문 감독 또한 "훈련도 성실히 하고 민첩하더라. 구속만 조금 더 올라온다면 좋을텐데"라며 칭찬과 함께 앞으로의 바람을 이야기한 바 있다.
 
지난 6월 24일 1군에 등록되었던 조규수는 5일이 경과한 6월 29일 대전 한화전서 10-2로 크게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으나 "전체적으로 공이 높았다"라는 것이 김 감독의 투구평. 투수 본인의 느낌은 어땠을까.
 
5년 만의 1군 등판에 대해 묻자 조규수의 표정은 한결 밝았다. 아직 직구 구속은 140km를 넘지 못했으나 바라던 무대에 다시 섰다는 자체에 의의를 둔 것.
 
"많이 긴장했었지요.(웃음) 하필이면 친정팀과의 경기에서 마운드에 올랐으니까".
 
'공이 높았다'라는 감독의 평을 전하자 조규수는 다시 한 번 웃었다. 첫 타자 전현태를 상대로는 공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후 두 타자는 일부러 범타를 유도하기 위한 투구였다는 것. 투구 매뉴얼을 바탕으로 한 실전형 유망주였던 그의 10년 전 패기를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점수 차도 큰 여유있는 상황이었던 만큼 일부러 범타를 유도하려고 했습니다. 나름대로 오랜만의 첫 테이프를 잘 끊은 것 같다는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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