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박용하의 추억, '산타클로스 같던 남자'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0.07.01 20: 28

가수, 배우를 막론한 많은 연예인들이 故박용하의 빈소로 조문 발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생전 다정하고도 고운 심성의 소유자였던 탓에 연예계 전반에 걸쳐 동료와 지인이 유독 많았던 고인이다. 이 때문에 빈소에는 수많은 연예인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한번 맺은 인연도 소중히 생각하고 무엇보다도 사람을 좋아했다는 고 박용하에 대해 동료와 지인들은 '크고 작은 감동을 선사하는 산타클로스'였다고 입을 모았다.
"왜 그 따뜻한 사람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요?"

고인을 추억하는 한 연예계 관계자는 지금도 그의 죽음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지난 2009년 고인이 출연했던 드라마 '남자이야기'에 참여했던 이 관계자는 "드라마 종영 후 용하 씨가 사비를 털어 전 제작진과 출연진에게 MT를 선물했었다. 돈도 돈이지만 2박3일 간 부산에서의 일정 모두를 본인이 직접 기획하고 주도해 진행했다. 정말 정성이 느껴졌다"고 전했다.
또 "당시 드라마는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용하 씨 덕분에 팀 내 분위기는 정말 좋았다. '한류스타'였지만 매니저 대신 운전대를 잡거나 식당을 섭외하러 몸소 뛰어 다니는 소탈한 면모도 넘쳤다. 그 후에도 드라마 관계자들과 꾸준한 인연을 이어왔다.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에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분이라 생각했는데 정작 본인의 마음속에는 찬바람이 가득했는지, 많이 외로웠나보다"며 고인의 극단적 선택을 아쉬워했다.
"아직도 그에게서 받은 선물을 갖고 있는데.."
또 지난 2009년 2월 개봉했던 이호재 감독의 영화 '작전'의 한 관계자 역시 고인과의 감동적인 추억을 회상했다. '작전'에 출연했던 한 배우의 매니저는 1일 오후 빈소에서 OSEN과 만나 "영화 끝나고 배우와 스태프가 모여 쫑파티를 했는데 그때 박용하가 모든 팀원들에게 자신이 직접 촬영한 사진과 메모를 선물로 줬었다"며 "감독님은 물론 배우나 스태프, 심지어 배우 매니저 한명 한명에게까지 직접 찍은 사진에 메모를 달아 선물하더라. 당시 모두들 깜짝 놀라워하면서도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1년이 넘게 지났지만 아직도 침실에 선물 받았던 사진을 걸어뒀다. 주연배우가 스태프 한명까지 애정을 갖고 선물을 챙기는 일은 정말 쉽지 않은 일 아닌가. 정말 착한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한 마디로 산타클로스 같은 사람이었죠. 주위를 기쁘게 하는 사람이었어요. 용하 씨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행복했어요."
이처럼 고인을 잘 알고 있는 지인이나 측근들은 다정하고 따뜻했던 청년이 왜 이토록 갑작스럽게 극단적인 자살을 했던 건지 아직까지 어리둥절하단 반응이다.
한편 고인의 발인은 내일(2일) 오전 6시다. 이후 여의도 KBS 등 생전 고인의 일터였던 방송 3사를 거쳐 고향인 합정동, 최근 거주지였던 청담동을 경유한 뒤, 오전 10시 경기도 성남 영생원에서 화장한다. 장지는 분당 메모리얼파크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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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 '남자이야기' MT 당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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