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화속으로’에서 71명의 학도병 중 한명이었지만 북한군에게 인질로 끌려가게 되고 학도병들의 정보를 제공해 배신자가 되어버린 학도병 달영이 있다.
극중에서 달영은 살벌한 북한군에 휩싸여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자신과 함께 했던 학도병들의 정보를 말하지 않을 수 없었던 위태로운 상황의 안타까움을 전하며 관객들의 뇌리에 깊이 남아 있다. 달영은 극중에서 막판 자신을 배신자라고 죽여야 한다고 소리쳤던 학도병 권상우의 목숨을 대신하며 처절하고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다. 달영을 연기한 신현탁(30)과의 대담이다.
- 71명의 학도병 중에 자신이 맡은 달영은 어떤 캐릭터였는지.

▲전쟁을 겪어보지 않은 학도병이라서 전쟁의 환상이나 로망을 갖고 있는 친구이다. 분량은 얼마 되지 않지만 드라마가 전환되는 부분의 포인트가 있는 역할이다. 북한군인 차승원 선배한테 잡혀가서 인질이 됐다가 차승원에 의해 북한군에 의해 풀려난다. 돌아온 학교에서는 학도병들의 정보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갑조(권상우)가 저를 죽이려고 한다. 결국에 마지막에는 자기를 죽이려고 하는 갑조를 대신해서 죽는 그런 포인트가 있는 인물이다.
- 촬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영화의 배경은 여름인데 경남 합천에서는 겨울에 촬영했다. 날이 추운데 반팔에다가 재킷 같은 거 하나 입고 촬영을 해야 해서 너무 힘들었다. 산속에서 촬영은 너무 추웠다. 한 여름이 배경인데 너무 추워서 입김이 나왔는데 감독님도 입김 나는 부분은 허용을 많이 해주셨다. 촬영 초반 엄청 추운 날들이었지만 중반 정도 지나서는 날이 따뜻해져서 버틸만했다.
▲차승원 선배가 첫 촬영하러 왔는데 전 차에 앞에 타고 선배님은 뒤에 타 있는데 추위가 장난이 아닌 때였다. 그때 차승원 선배가 ‘여기 원래 계속 이래?’라고 물어보셨고 제가 ‘오늘 따뜻한 건데요’라고 하자 ‘말도 안 돼’라고 하셨다. 엄청 추웠는데 3월 지나서는 좀 괜찮았다.

- 전투신을 촬영하면서는 많이 다쳤을 것 같다.
▲부상자가 엄청 많았다. 학도병 71명 중에는 다리가 부러지고 허리를 다치고 그래서 엠뷸런스가 몇 번이나 왔었다. 메인 배우는 별로 안 다치고 주위 학도병들이 많이 다쳤다. 갈대밭 촬영 같은 경우 아래가 거의 보이지 않고 내리막 촬영에서도 한치 앞이 보이지 많이 다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메인 학도병 12명 말고도 단역으로 출연하는 다른 학도병들의 고생은 더 심했다. 얼굴이 잘 드러나지 않는 그 단역 학도병들의 고생은 이루말을 할 수 없을 정도다. 진짜 추운날 고생을 많이 했다.
- 함께 학도병으로 출연한 권상우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권상우 선배와 동고동락을 5개월 정도 했다. 학도병들끼리 자주 모여서 이야기도 많이 했다. 또 권상우 선배님 축구를 하는 것도 좋아하고 보는 것도 좋아한다. 축구 광팬이어서 밤마다 축구 게임기 가져와서 축구하고 끝나면 야식시켜서 먹고 그랬다. 후배들 잘 챙겨주고 생일 때 후배들 밥도 사주시고 좋은 선배님이었다. 연기자로서 권상우 선배님은 정말 치열했다. 연기에 대한 욕심이 많으시고 촬영에 들어가면 몸을 전혀 사리지 않고 한다.

- 남자 배우들끼리 촬영에 여배우들이 없어서 촬영장도 군대 같았을 것 같다.
▲5개월 동안 정말 군인이었다. 한번인가 보조출연자로 간호사 역할을 할 여자 3명이 하루 왔다. 그때 각자 일을 하고 있지만 조명 감독님 촬영 감독님 뿐만 아니라 다른 스태프와 배우들의 눈은 그 여성분들에게 가 있다. 정말 군대였다. 군대를 다시 간 기분이었다.
- 이재한 감독님과의 작업은.
▲감독님은 ‘내 머릿속의 지우개’로 처음 뵀었다. 그때 단역을 했던 인연이 있는데 이번에는 달영을 하라고 하셨다. 감독님은 배려를 많이 해주신다. 항상 처음에 질문은 ‘지금 어떤 감정이지? 달영이 어떤 감정으로 치지?’그렇게 물어보신다. 맞으면 ‘좋아’ 틀리면 ‘그건 아닌것 같다’고 하신다. 전쟁 영화라서 죽고 슬픈 장면이 많은데 그럴 때는 꼭 필요한 스태프만 남기고 집중을 시켜주시고 얼마든지 시간을 주신다. 배려를 많이 해주시고 단역의 소품도 꼼꼼히 챙겨주신다.
-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관계자들과 관객들에게 인정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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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