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동안 잘 관리해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난해 전철을 밟지 않고 지금의 상승세를 잘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지난 시즌 신인왕 이용찬(21. 두산 베어스)이 자신의 시즌 목표를 밝혔다.

장충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7년 두산에 1차지명으로 입단했던 이용찬은 첫 해 팔꿈치 수술, 이듬해 어깨 통증으로 첫 2년 간 8경기 출장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 시즌 26세이브를 올리며 존 애킨스(전 롯데)와 함께 공동 구원왕좌에 오르며 생애 한 번 뿐인 신인왕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그렇다고 이용찬의 첫 풀타임 시즌이 '만족'으로만 가득찼던 것은 아니다. 꼭 1년 전 "여름나기가 중요하다"라며 약간의 우려도 나타냈던 이용찬은 지난해 8월 잔부상으로 인해 투구 밸런스가 무너져 중간계투로 강등되는 일도 겪었다. 첫 풀타임 시즌이 이용찬에게 준 교훈이자 시련이었다.
"그 때는 제 밸런스가 무너져서 쉽지 않은 시기였어요. 조금 더 제 스스로 관리를 잘했다면 보다 성공적인 첫 풀타임 시즌을 보냈을 텐데".
지난 여름의 시련은 이용찬에게 보다 안정적인 제구가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했다. 그도 그럴 것이 투구 밸런스는 구위와 제구에 가장 1차적인 파급 효과를 미치기 때문. 이후 이용찬은 '최고구속 높이기'보다 '낮고 안정적인 제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155km 이상의 속구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안정적인 제구에 힘쓰고 있습니다". 2010시즌을 맞으며 이용찬이 강조했던 부분이다. 올 시즌 18세이브(2위, 1일 현재) 평균 자책점 3.04를 기록 중인 이용찬의 블론세이브는 2회에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은 1.09다. 한 시즌 반환점을 지난 현재 시점에서 지난해 블론세이브 5회와 WHIP 1.28의 세부 성적을 감안하면 성공적인 두 번째 풀타임 시즌.
특히 지난 6월 30일과 7월 1일 따낸 대전 한화전 이틀 연속 세이브는 분명 의미가 있었다. 이틀 연속 한 점 차 박빙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안정된 모습으로 상대 공격 숨통을 틀어막았다. 150km 이상의 속구는 물론 예리하게 떨어지는 슬라이더의 움직임이 인상적이었다.
1일 경기 후 이용찬은 "내 공에 자신감을 갖고 던지려고 했다. 평소 감독께서 150km 이상의 직구에 걸맞게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잘 가다듬으라고 이야기하신다"라며 조금 더 자신있고 노련한 투구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빠른 직구보다 움직임이 좋은 슬라이더로 타자를 압도하는 현 구원 1위(19세이브) 이승호(SK) 스타일의 투구를 자신도 펼치고 싶다는 이야기였다.
"올 시즌 목표는 30세이브입니다. 한 여름 동안 잘 관리해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파워피처 마무리'라는,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한 장점을 지닌 이용찬. 재능에 걸맞는 성실성으로 팀 내 신임이 높은 마무리 이용찬이 올 시즌 더욱 안정된 활약을 통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 동시에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이라는 최종 목표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인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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