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충전할 기회를 가지고자 한다".
허정무(55) 축구 대표팀 감독이 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결산 기자회견에서 "차기 감독의 인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의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끈 허정무 감독은 유임이 유력했지만 "2년 6개월 동안 달려오면서 힘이 들었다"면서 재충전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자연스럽게 관심은 허정무 감독의 향후 행보로 집중된다. 허정무 감독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한국 축구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 재충전과 휴식
일단 가장 유력한 방향은 휴식이다. 허정무 감독 본인이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소홀했던 가족들과도 배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허정무 감독은 "내가 잘못했던 점, 부족한 점, 해야 할 일들을 되짚어보고 연구 검토해 재충전할 기회를 가지고자 한다"면서 "가족들과 조용한 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 몇 달이 될 지, 몇 년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가족들에게 잘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 유소년 지도자
그러나 허정무 감독의 휴식이 길어질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허정무 감독이 한국 축구에서 뺄 수 없는 인재이고 그 자신도 한국 축구에 기여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대표팀 해단식에서 "한국 축구의 갈 길을 찾았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 면에서 허정무 감독의 유력한 행선지는 유소년 지도자다. 이미 축구교실을 운영하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허정무 축구교실이 지난해 문을 연 목포축구센터로 옮긴 관계로 목포축구센터장으로 부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허정무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한국 축구에 은혜를 받은 사람이다. 내가 아니라면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그 빚을 갚아주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 K리그 복귀
허정무 감독의 또 다른 행선지는 역시 K리그 사령탑이다. 인천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포항 스틸러스, 창단을 준비하고 있는 광주시민프로축구단 등의 사령탑이 공석인 상황이다. 그 중 허정무 감독은 과거 지휘봉을 잡았던 포항과 연결 가능성이 가장 높다.
허정무 감독은 "나는 아직 젊으니 불러준다면 (K리그 감독도) 맡을 수 있다"고 말해 이 같은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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