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성(52) 수석코치가 핌 베어벡(54) 전 호주 대표팀 감독과 닮은 꼴로 떠오르고 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허정무(55) 감독을 보좌했던 정해성 코치가 베어벡 감독처럼 차기 사령탑을 승계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베어벡 감독은 2002 한일 월드컵과 2006 독일 월드컵에서 각각 거스 히딩크(64) 감독과 딕 아드보카트(64) 감독을 수석코치로 보좌했던 인물. 그 경험을 인정받아 2007 아시안컵까지 대표팀을 지휘했다.

▲ 정해성 코치가 거론되는 이유는?
베어벡 감독과 닮은 꼴인 정해성 코치가 대표팀의 차기 사령탑으로 거론되는 것은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까지 새로운 인물을 발굴할 현실적인 시간이 부족해서다.
대한축구협회는 베어벡 감독의 사퇴 직후 허정무 감독의 발탁까지 5개월의 시간이 걸린 바 있다. 이번에도 같은 과정을 거친다면 아시안컵을 준비할 시간이 없는 셈이다.
반면 정해성 코치를 선택할 경우 이런 고민이 사라진다. 정해성 코치는 허정무 감독과 함께 국내외 95명의 선수를 테스트한 인물이다. 누구보다 한국 축구를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실력 면에서도 부족함이 없다. 부천 SK 및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시절 충분한 경험과 능력을 쌓았다. 이번 월드컵 내내 선수들을 다독이면서 보여준 부드러운 카리스마도 눈에 띈다. 유력한 경쟁자로 꼽히던 홍명보(41)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직을 고사한 것도 정해성 코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 정해성 코치의 롱런 가능성은?
만약 정해성 코치가 대표팀의 차기 사령탑으로 등극해도 2014 브라질 월드컵의 지휘봉을 잡는다는 보장은 없다. 허정무 감독이 "패배하지 않는 팀은 없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감독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4년이라는 시간은 길다. 실제로 허정무 감독은 2년 6개월이라는 재임 기간 내내 '외국인 감독 대체설'에 시달려왔다.
그러나 방법은 있다. 역설적으로 성적이 훌륭하다면 정해성 코치에게서 그 누구도 지휘봉을 빼앗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당장 2011 아시안컵이 첫 시험대다. 지난 1960년 한국에서 열린 2회 대회 이후 우승을 거두지 못했던 아시안컵에서 기념비적인 성적을 거둔다면 정해성 코치는 2014 브라질 월드컵까지 대표팀을 맡을 명분을 얻는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정해성 코치와 같은 모양새였던 베어벡 감독도 동남아 4개국에서 열린 2007 아시안컵에서 3위에 그친 뒤 쓸쓸히 한국을 떠난 바 있다. 베어벡 감독과 비교되고 있는 정해성 코치가 우승을 거두지 못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정해성 코치가 베어벡 감독과 닮은 꼴이라고 모든 게 닮아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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