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와우 및 보청기 사용자 어린이 42%가 학교 및 기관에서 거부당한 경험이 있다고 설문조사 돼 장애에 대한 편견과 차별에 대한 재인식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청각의료기기 대표회사 코클리어 코리아(www.cochlear.com/kr)가 인공와우 및 보청기 사용자 어린이 부모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인공와우 및 보청기 사용자 어린이 72명 가운데 31명이 “학교 및 기관에서 인공와우 사용 아동이라는 이유로 거부당한 경험이 있다”고 했으며 19명이 “인공와우와 보청기 사용으로 인해 인간관계에서 거리감이 생긴 경험이 있다”고 조사됐다.
청각장애는 다른 장애에 비해 신체적 특징이 두드러지지 않으며 청력손실의 원인과 정도에 따라 인공와우 또는 보청기 사용을 통해 일정 범위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특히 신생아난청 어린이의 경우 지능발달을 위한 경험이 쌓이는 2세 이전에 인공와우 수술을 받게 되면 재활 성공율이 높고 빠르며 학교 진학 시 일반학교로의 진학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수준이 올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회 전반에는 청각장애에 대한 편견이 만연한 실정. 특히 학교 및 기관에서는 ‘청각장애아이는 일반 아이들에 비해 손이 많이 간다’고 생각하는 관계자들의 편견은 물론 학습속도에 지장을 주거나 다른 학생에게 피해를 주게 될 거라는 일반 학부모들의 편견도 만만치 않다.
설문에 참여한 인공와우 사용 어린이의 부모는 “소리를 듣고 말하는 과정에서 다소 정확도는 떨어질지 몰라도 다른 아이들에 비해 수업을 못 따라가는 부분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지만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에서도 처음에는 선생님과 학부모의 염려로 아이를 받아주길 꺼려했다”며 “비록 나중에 일반 아이들 못지 않게 학업적응력, 교우관계 등에서 잘 적응하는 아이의 모습을 통해 학부모로부터 사과를 받기도 했지만 이렇게 시작된 ‘거부’는 아이가 초등학교를 가고 학원에 들어가는 때마다 겪는 혹한 시련이 되었다”고 고백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장애에 대한 사회전반적인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소리이비인후과 이호기 원장은 “청각장애는 특수한 경우로 신체적인 불편이 없고 인공와우수술을 통해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면서 표면적으로 티가 나지 않아 일반사람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면 너무 티가 나지 않아 어느 부분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단점도 있다”며 “인공와우 사용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정보도 부족한 편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코클리어 코리아가 조사한 같은 설문에서 인공와우 성인사용자는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에서 장애카드 이용시 장애 티가 나지 않아 오해를 받은 적이 있다’가 가장 많았으며, ‘소음이 많은 장소에서 대화나 전화통화가 원활하지 않아 인간관계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답변이 그 다음으로 많았다. /강희수 기자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