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파파라치’에 스타들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자신도 모르게 찍힌 사진 탓에 ‘패션 테러리스트’ 수모를 겪고, 사생활이 만인에 노출되는 등 문제가 심각해진 상황이다.
한국에는 공식적으로 파파라치가 존재하지 않는다. 파파라치란 원래 유럽에서 개인의 프라이버시에 근접해 특종사진을 노리는 직업적 사진사를 뜻하는 말로 돈을 받고 자신의 사진을 판매하는 직업을 가진 이를 일컫는다.
문제는 돈을 벌기 위해 직업적으로 활동하는 이는 없지만 일반 시민들이 디지털 카메라나 휴대전화 카메라를 이용해 스타들의 사생활이 담긴 사진을 찍고 이를 온라인상으로 유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연예인이 방송에서 “한국은 직업적인 파파라치는 없지만 만인이 파파라치인 것 같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때문에 스타들은 늘 행동과 외양에 신경을 쓴다. 언제 어디에서 시민 파파라치의 카메라에 포착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효리는 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추리닝 차림으로 집 근처에 나갔다가 팬에게 사진이 찍혔던 사실을 공개하며 속상했던 심정을 밝혔다. A 여배우의 경우, 공중목욕탕에 갔다가 누드 사진이 찍혀 무척 놀랐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전하기도 했다. 놀란 A가 사진을 찍은 10대 소녀에게 즉시 항의해 해당 사진은 지워졌지만 가슴이 철렁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파파라치 사진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기도 한다. 남성 아이돌 그룹 2PM 멤버들은 ‘사생팬(좋아하는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을 좇는 열성 팬)’에서 ‘사생 안티’가 된 이들에 의해 사생활이 폭로됐고, 아이돌 가수 B양은 남자 아이돌 그룹 멤버 C군과 함께 있는 사진이 팬들에게 포착돼 한동안 스캔들에 시달려야 했다.
물론 팬들의 긍정적인 반응 덕분에 연예인 본인에게 플러스알파가 된 사례도 있다. 애프터스쿨의 멤버 나나가 대표적이다. 그녀는 공항에서 찍힌 파파라치 사진을 통해 그룹 내 주목받는 스타로 도약했다. 장동건과 ‘세기의 결혼식’을 올린 고소영 또한 최근 산책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아름다운 임산부로서의 면모를 뽐냈다.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무척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사진을 통해 스타의 모습을 남겨놓으려는 것도 일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스타에게도 엄연히 사적 영역이 있다는 점, 연예인도 인격체라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연예계에서 여러 비보가 들리는 요즘이다. ‘시민 파파라치’가 무서워 쉬는 날에는 집에서 꼼짝 앉는다는 ‘은둔형 외톨이’ 연예인에 숨 쉴 틈을 만들어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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