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군단' 네덜란드가 브라질과 12년만의 대결서 설욕에 성공하며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을 향한 즐거운 행진을 이어갔다.
네덜란드(FIFA 랭킹 4위)는 3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포트 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0 남아공 월드컵 8강전 브라질(FIFA 랭킹 1위)과 경기서 2-1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4강에 진출했다.
조별리그와 16강전을 거치는 동안 단 한 차례의 패배도 기록하지 않으며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던 네덜란드와 브라질의 경기는 사실상 결승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그만큼 치열한 경기를 펼쳐 보는 이들에게 짜릿한 기분을 안겼다.

네덜란드는 이날 승리로 브라질과 역대 전적에서 4승4무2패를 기록했고 월드컵 무대서는 2승1무1패로 근소한 우위를 잡게 됐다. 네덜란드는 지난 1974년 서독 월드컵 2차리그서 2-0으로 승리한 후 36년 만에 승리를 챙겼다.
네덜란드는 1998 프랑스 월드컵 4강전서 브라질과 만나 명승부를 펼친 끝에 승부차기서 졌으나 이번에 설욕하며 월드컵 첫 우승을 향한 진군을 이어갔다.
경기 시작과 함께 주도권을 잡은 쪽은 브라질. 호비뉴(산토스), 카카(레알 마드리드), 루이스 파비아누(세비야)를 앞세운 브라질은 전반 7분 다니 알베스가 문전 왼쪽에서 반대편으로 이어준 볼을 호비뉴가 넣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으며 공격에 불을 지폈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브라질은 곧바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기회를 계속해서 노리던 호비뉴가 결정을 지었다. 전반 10분 센터서클 부근에서 펠리페 멜루가 네덜란드의 중앙수비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패스를 연결하자 호비뉴가 상대 문전에서 가볍게 오른발로 밀어 넣으며 1-0으로 앞섰다.
네덜란드는 로빈 반 페르시(아스날)와 웨슬리 스네이더(인터 밀란)의 적극적인 플레이를 통해 반격의 움직임을 선보였지만 득점을 얻지 못한 채 전반을 마쳤다.

끊임없이 노력하던 네덜란드는 기어코 동점골을 터트렸다. 후반 7분 상대 진영 오른쪽에서 웨슬리 스네이더가 왼발로 올린 크로스가 브라질 골키퍼 줄리우 세사르와 펠리페 멜루가 부딪히면서 펠리페 멜루의 머리를 스치며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 1-1 동점이 됐다.
서서히 분위기를 끌어 올린 네덜란드는 기어코 역전골을 터트렸다. 상대 진영 오른쪽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디르크 카윗이 달려나가며 백헤딩으로 살짝 넘기자 문전에서 대기하고 있던 스네이더가 재차 머리로 받아 넣으며 2-1로 경기를 뒤집었다.
설상가상 브라질은 자책골을 기록한 펠리페 멜루가 넘어진 아르옌 로벤을 발로 밟아 바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을 당했다.
네덜란드의 움직임은 당당했다. 공격적인 움직임이 둔화된 브라질을 상대로 로벤을 비롯한 빠른 스피드를 가진 선수들이 적극적인 돌파를 통해 기회를 얻었고 브라질의 반격을 차단하며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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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포트 엘리자베스(남아공)=송석인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