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군단' 네덜란드가 36년 만에 '삼바군단' 브라질을 넘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스피드'였다.
네덜란드(FIFA 랭킹 4위)는 3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포트 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0 남아공 월드컵 8강전 브라질(FIFA 랭킹 1위)과 경기서 2-1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4강에 진출했다.
조별리그와 16강전을 거치는 동안 단 한 차례의 패배도 기록하지 않으며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던 네덜란드와 브라질의 경기는 사실상 결승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그만큼 치열한 경기를 펼쳐 보는 이들에게 짜릿한 기분을 안겼다.

네덜란드는 이날 승리로 브라질과 역대 전적에서 4승4무2패를 기록했고 월드컵 무대서는 2승1무1패로 근소한 우위를 잡게 됐다. 네덜란드는 지난 1974년 서독 월드컵 2차리그서 2-0으로 승리한 후 브라질에 36년 만에 승리를 챙겼다.
네덜란드는 1998 프랑스월드컵 4강전서 브라질과 만나 명승부를 펼친 끝에 승부차기서 패배했으나 12년 만에 설욕에 성공하며 월드컵 첫 우승을 향한 진군을 이어갔다.
'실리축구'를 펼친 네덜란드의 가장 큰 무기는 바로 스피드였다. 전통적으로 측면에 빠른 공격수를 보유한 네덜란드는 이날 경기서도 자신들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우선 네덜란드는 이날 경기서 선수들이 평균 8141m를 뛰면서 브라질의 7400m에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선수들의 속도. 평균 속도에서 22km/h로 비슷한 움직임을 선보였지만 네덜란드 공격진 4명의 스피드를 브라질은 잡지 못했다.
이날 경기서 가장 빠른 움직임을 선보인 것은 디르크 카윗. 역전골을 어시스트한 그는 최고 시속 26.39km로 양팀 선수 중 가장 빨랐다. 교체 투입된 훈텔라르가 25.99km로 그 뒤를 이었다. 그리고 아르옌 로벤도 25.21km를 기록했고 웨슬리 스네이더도 23.67km를 마크했다.
반면 브라질은 미드필더 닐마르가 25.46km, 수비수 마이콘이 23.82km를 기록한 데 반해 공격진이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이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네덜란드가 선제골을 실점한 후 더욱 빨라진 움직임으로 경기의 주도권을 움켜쥘 수 있던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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