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행 실패' 가나, 투혼으로 아프리카 자존심 지켰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0.07.03 06: 24

'검은별' 가나가 4강 문턱에서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들의 노력만큼은 이번 대회 최고의 혈전을 연출했다.
우루과이(FIFA랭킹 16위)가 3일(한국시간) 오전 3시 30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가나(32위)와 8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했다.
120분 혈투동안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던 양팀은 승부차기에서  우루과이가 4-2 로 이겼다.

가나와 우루과이는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일본과 파라과이의 16강전에 이어 두번째로 승부차기를 펼쳤다. 우루과이는 조별리그서 2승1무를 기록했다. 그리고  단 한 차례의 실점도 기록하지 않았다. 16강전서 비록 한국의 이청용에게 첫 실점했지만 2-1 승리를 챙기며 순조롭게 8강에 진출했다.
반면 가나는 조별리그서도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세르비아에 1-0으로 이겼지만 이어진 호주와 경기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마지막 독일과 경기서 0-1로 패하며 천신만고 끝에 16강에 진출했다.
16강전서는 더 힘들었다. 조직력의 미국과 대결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끝에 2-1로 승리했다. 선수들의 체력은 떨어졌고 주전들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날 8강전서 먼저 기회를 잡은 쪽은 가나. 우루과이의 공격에 흔들리던 가나는 끈질긴 수비를 바탕으로 상대의 공격을 차단했다. 공격이 원활히 풀리지는 않았지만 설리 문타리의 기습적인 중거리 포가 상대 골대에 작렬하며 0-1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그러나 우루과이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 시작과 함께 '믿을맨' 디에고 포를란이 상대진영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감각적인 슈팅으로 득점을 기록하며 1-1 원점으로 돌렸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컸을 양팀은 연장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또 선수교체를 통해 기회를 노렸지만 상대의 반격을 잘 막아내면서 한 치의 물러섬도 허락하지 않았다. 오히려 상대가 방심할 때마다 역습을 시도하며 기회를 노렸다.
피곤한 쪽은 역시나 가나였다. 연장서 사실상 잔뜩 웅크리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조직력으로 이겨냈다. 그만큼 아프리카팀 사상 최초의 4강 진출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가나는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체력적인 부담을 이겨내고 버틴 끝에 경기 막판 기회를 잡았다. 아디아가 헤딩슈팅을 시도한 것을 우루과이 수아레스가 골라인에서 손으로 막아내며 페널티킥을 얻었다.
페널티킥 상황서 기안은 하늘로 날려버렸다. 우루과이의 차세대 골키퍼 네스토르 무슬레라와 대결서 긴장한 탓인지 골 포스트를 맞히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결국 승부차기에 들어가 무슬레라의 선방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가나의 선전은 잊혀지지 않게 됐다. 팀의 중심인 마이클 에시엔이 부상으로 월드컵에 나서지 못했고 문타리와 감독의 불화 등으로 인해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8강전에서 보여준 그들의 노력만큼은 누구도 해낼 수 없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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