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이 세계 최강 브라질에 석패해 월드리그 9연패 늪에 빠졌다.
신치용(삼성화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세계랭킹 16위)은 3일 오후 광주 염주체육관에서 열린 2010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A조 9차전 브라질(1위)과 홈 경기에서 1-3(25-27, 21-25, 25-22, 13-25)으로 졌다.
한국은 문성민(현대캐피탈)이 20점으로 공격을 이끌며 브라질과 5차전, 불가리아와 8차전에 이어 이 날 3번째로 한 세트를 따냈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한 자릿수 득점에 그치는 부진 속에 4세트에 완전히 무너지며 아쉬움 속에 무릎을 꿇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3-0 혹은 3-1로 이기면 승점 3점을 얻고 3-2로 이긴 팀은 2점을 획득하는데, 한국은 2-3 패배 없이 9연패 늪에 빠지며 참가국 중 유일하게 승점 0에 그쳤다.
한국은 브라질과 1경기, 네덜란드와 2경기를 남겨놓고 있으며 16팀 가운데 14위 안에 들지 못하면 대륙 예선라운드를 거쳐 올라온 하위팀을 꺾어야 다음 시즌 월드리그에 참가할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을 맞게 됐다.
한편 브라질은 한국에 지난 1992년 패한 후 16연승을 달리며 상대 전적에서 30승12패로 앞섰고, 이번 대회에서 8승1패로 고공비행을 이어갔다.
한국은 1세트에 최근 7차례 월드리그 중 6번 우승을 차지하는 등 막강 전력을 과시하는 브라질을 맞아 문성민이 공격을 이끌고 한선수(대한항공)의 좋은 토스로 대등히 맞섰다. 한국은 접전 끝에 듀스에 돌입했지만 25-25에서 김요한(LIG손해보험)의 서브 범실과 문성민의 공격 범실로 아쉽게 첫 번째 세트를 내줬다.
한국은 2세트에 김요한이 5점을 올리며 분투했지만 단테에 서브 에이스 3개를 허용하는 등 리시브가 흔들리며 19-24로 크게 뒤졌다. 한국은 이강주(우리캐피탈)의 투입으로 수비가 안정되며 21-24까지 추격했지만 단테에 후위공격을 내줘 세트스코어 0-2로 뒤졌다.
한국은 3세트에 지속적으로 2~3점 차로 끌려갔지만 17-19에서 공격 집중력을 발휘하고 상대 범실을 묶어 연속 4득점해 21-19로 역전에 성공했다. 한국은 공격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22-22로 팽팽히 맞섰지만 상대 서브 범실과 강동진(대한항공)의 2연속 서브 에이스를 묶어 25-22로 세 번째 세트를 따냈다. 브라질은 3세트에만 실책 9개를 범하며 자멸했다.
하지만 4세트에 한국은 브라질의 단테와 무릴로의 강력한 서브에 고전하며 8-16으로 크게 뒤졌다. 한국은 상대에 연속 득점을 허용하는 등 12-22로 계속해서 큰 점수 차로 끌려갔고 끝내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네 번째 세트를 내줘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4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브라질과 10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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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FIVB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