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탱크' 박지성(2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감독으로 데뷔했다.
정식 경기는 아니었다. 3일 낮 5시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다문화가정과 함께하는 자선축구경기'에 감독으로 참여한 것이었다.
이영표(33, 알 힐랄), 박주영(25, AS 모나코), 기성용(21, 셀틱), 이정수(30, 가시마 앤틀러스), 이승렬(21, FC 서울) 등을 이끌고 올스타축구팀의 감독으로 나선 박지성의 모습은 이색적이었다.

최근 GS 칼텍스의 광고에서 슛돌이의 감독으로 나섰던 박지성이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처음이었다.
훗날 박지성이 축구 대표팀을 이끄는 지도자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팬들이 만족감을 숨기지 못한 것은 당연한 일.
중계카메라가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박지성을 비출 때마다 팬들은 환호성과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았다.
박지성 또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처음에는 유니폼이 아닌 정장을 입고 벤치에서 선수들을 지휘하기가 어색한 느낌이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 흐름에 반응하면서 자신만의 감독 스타일을 보여줬다.
팬들의 폭소를 모은 전반 10분 박주영의 득점 세리머니가 대표적이었다. 득점에 성공한 박주영이 자신에게 달려오자 살짝 걷어차는 시늉을 하면서 친구같은 그리고 동료같은 감독 스타일을 보인 것.

후반 34분에는 혼혈선수 강수일(23, 인천 유나이티드)을 투입시켜 경기장을 방문한 다문화가정의 어린이 1400여 명을 배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정식 감독이 아니기에 실수 아닌 실수도 있었다. 전반전에 이미 골키퍼로 출전했던 김영광을 후반 25분 이영표 대신 필드 플레이어로 내보내는 용병술이었다. 물론 팬들을 즐겁게 만들려는 서비스 차원이었다.
한편 감독 박지성의 데뷔전은 박주영과 유병수(22, 인천 유나이티드)의 연속골에 힘입어 3-1 승리로 마감됐다. 상대팀인 안산 할렐루야도 전반 28분 이주상이 페널티킥으로 만회골을 터트렸지만 대표팀 선수들과 전력 차이를 극복하기는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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