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벽두부터 죽었다고 복창해야지. 허허".
앞으로 연쇄적으로 이어질 유망주들의 군 복무. 그 공백을 상쇄할 열쇠가 '스나이퍼' 장성호(33)를 포함한 이적생 3인의 손에 달려있다. 한대화 한화 이글스 감독이 KIA에서 온 이적생을 지켜보는 시선을 앞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프리에이전트(FA) 계약 이전 보이지 않는 마찰로 인해 팀 내 입지가 좁아졌던 장성호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 6월 8일 우완 이동현(31), 외야수 김경언(28)과 함께 한화에 새 둥지를 틀었다. 반대급부로 이적한 선수들은 우완 안영명, 박성호와 외야수 김다원.
트레이드 단행 후 한 감독은 "병역 미필자 3명을 주고 병역 필자 3명을 받아왔다"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트레이드가 한 달 가까이 지난 현 시점에서 한 감독의 당시 발언과 한화에 오는 13일 갑작스럽게 현역 입대하는 주전 3루수 송광민을 비롯한 병역 미필자가 많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송광민을 비롯한 군입대 예정 선수에 대한 이야기에 한 감독은 이맛살을 찌푸렸다. 좌투수 상대 카드로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우타 외야수 정현석도 올 시즌을 마치고 반드시 군에 입대해야 하며 내야수 이여상, 투수 윤규진, 유원상, 양훈 등도 입대 시점을 조정해야 한다. 유원상, 양훈은 아시안게임 예비 엔트리에 있어 병역 특례 기회가 남아있으나 이를 믿고 수수방관하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
"정현석의 경우는 너무나 아쉬웠다. (송)광민이의 입대 날짜를 확인하고 곧바로 정현석의 군입대 시점을 확인했는데 그제서야 '내년 3월 정도까지 밖에는 여유가 없다'라고 실토하더라. 올 시즌은 물론 다음 시즌에도 왼손 투수 상대 스페셜리스트로 내세우려고 했는데 아쉽다. 윤규진은 내년 시즌까지 활용해 볼까 한다. 투-타 양면에 걸쳐 군대로 보낼 선수가 꽤 많아서 고민이다".
올 시즌 후 한화에는 수비력을 갖춘 내야수 한상훈과 발빠른 외야수 고동진이 재합류한다. 그러나 타선 파괴력 강화나 투수진의 엄청난 보강 등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 복귀 선수로 두 마리 토끼를 잡기 힘들다는 판단 하에 한 감독은 장성호 트레이드를 결정했다. 한 감독은 이미 한화 지휘봉을 잡는 시점부터 병역 미필 선수 속출로 인한 후폭풍에 고심했다.
리빌딩에 있어 경험있는 선수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한 감독. 장성호를 비롯한 3명을 영입한 한 감독은 올 시즌 당장의 효과보다 다음 시즌을 기대 중이다. 올 시즌 2할2푼5리 7타점(3일 현재)으로 아직은 기대치에 못 미치는 장성호의 몸 상태가 완벽한 상태는 아니기 때문.
"비시즌 동안 100%로 몸을 만들지는 못했지 않은가. 장성호 효과는 다음 시즌부터 확실히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내년 초부터 제 몸 상태를 갖출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 때는 '죽었다'고 복창해야지".(웃음)
더불어 한 감독은 KIA 시절 확실한 기회를 잡지 못했던 이동현과 김경언에게도 1군에서의 기회를 꾸준하게 부여할 예정이다. 이동현은 원래 포수 출신으로 단국대 시절 투수로 전향, 상대적으로 어깨가 싱싱한 동시에 볼 끝이 묵직하다는 메리트를 지니고 있다.
경남상고(현 부경고) 시절 '제2의 이병규(LG)'로 불리던 김경언 또한 허리 부상과 박재홍(현 SK), 심재학(넥센 코치), 김원섭(KIA) 등에 가려 출장 기회를 잡지 못했을 뿐 운동능력은 한화 내에서 최고 수준에 속한다. 지난 2004시즌 좌완 전병두(SK)가 두산에 속해있던 시절 맞트레이드가 논의되었을 정도의 잠재력을 갖춘 선수가 바로 김경언이다. 이동현-김경언에게도 올 시즌은 당장의 효과가 아닌 미래 가치 확인을 위한 한 해다.
'국가가 부르는' 선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상황에서 한 감독은 특별한 리빌딩을 해야 한다. 한정된 임기 내에서 최대한 큰 효과를 발휘해야 하는 만큼 장성호-이동현-김경언에 대한 한 감독의 시선은 조금 더 먼 곳을 향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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