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방어율 5점대' 임태훈, '교두보'가 필요하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07.04 10: 35

선발 10경기에서 7승을 거두는 상승세. 그러나 평균 자책점은 5.19로 높은 편이다. 데뷔 첫 3년 간 계투로 종횡무진 활약을 펼친 뒤 선발로 기회를 얻고 있는 임태훈(22. 두산 베어스)의 이야기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7년 두산에 1차지명으로 입단한 뒤 3년 간 계투 에이스로 활약한 임태훈은 올 시즌에도 계투 보직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팔꿈치와 허리 통증으로 인해 제 모습을 선보이지 못했고 3주 간의 2군 행 수순을 밟은 뒤 선발로 나서고 있다. 쉬면서 던지면 오히려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는 김경문 감독의 복안에서 비롯된 선발 전향.

 
4선발 이재우가 팔꿈치 부상, 2선발 이현승이 어깨 통증으로 2군에 내려간 상황에서 임태훈은 지금도 꾸준히 선발로 나서고 있다. 3일까지 임태훈의 선발 10경기 성적은 7승 2패 평균 자책점 5.19. 승리 카드지만 평균 자책점이 높은 것은 아쉽다.
 
그렇다고 투구 내용이 기록만큼 나빴던 것은 아니다. 피안타율 2할5푼9리에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 1.29로 선발 투수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아직 완급조절능력이 완비되지 못한 데다 긴 이닝 소화에 따른 제구난으로 인해 11개의 피홈런을 기록한 것이 높은 평균 자책점으로 이어졌다.
 
4일 문학 SK전을 앞둔 임태훈은 등판에 앞서 더 나은 변화구 구사를 위해 레스 왈론드, 켈빈 히메네스 등 외국인 투수들에게 질문하며 노력 중이다. 완급 조절투를 앞세운 선발투수가 더욱 안정적인 투구를 펼친다는 진리를 몸으로 직접 느끼고 있기 때문. 특히 매서운 타격을 자랑하는 선두 SK와의 등판을 앞두고 있다는 점은 임태훈에게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SK는 지난 3일 두산전서 7-7까지 따라잡혔으나 윤상균의 결승타를 앞세워 8-7 승리를 거뒀다. 계투진이 무너져 분위기를 내준 상황에서도 비주전 선수가 위축되지 않고 결승타를 때려냈다는 점은 SK 타선의 기본 훈련량은 물론 상황 타격 연습이 얼마나 많았는지 알 수 있게 한다. 노림수 타격이 확실한 SK 타선과의 대결인 만큼 임태훈 또한 다른 경기보다 더욱 안정적인 제구에 집중해야 한다.
 
선수 본인에게도 앞으로의 등판이 중요하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예비 엔트리에 포함된 임태훈은 지금 선발로 나서고 있으나 대표팀에서는 롱릴리프 및 계투 요원으로 분류된 시점. 앞으로의 등판에서 직구 구위만이 아니라 변화구 구사능력을 더 자주 보여주며 대표팀 관계자들에게도 필승계투로의 확실한 기량 어필이 필요한 시점이다.
 
승리는 따내고 있으나 평균 자책점이 높은 선발 임태훈. 상대하기 결코 쉽지 않은 SK 타선을 상대로 임태훈이 호투를 펼치면서 '타선 지원에 바탕한 선발 투수'라는 꼬리표를 스스로 떼어낼 수 있을 것인가. 앞으로의 더 나은 발전을 위해서도 임태훈의 4일 SK전은 더없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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