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면 넘어간다'는 표현이 적당할 것 같다. 롯데 자이언츠가 '4번타자' 이대호의 이틀 연속 홈런포 덕분에 LG를 꺾고 단독 4위 자리를 지켰다. 경기는 8회초 갑자기 쏟아진 폭우 때문에 올 시즌 2호, 통산 60호 강우 콜드게임으로 끝났다. LG는 주말 잠실 홈에서 2연패하며 공동 4위에서 밀려나며 5위로 주저 앉았다.
롯데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서 선발 장원준의 호투와 이대호의 시즌 24호 홈런포로 6-2로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은 원정 2연승을 달렸다.
선취점은 롯데가 뽑았다. 1회초 4번타자 이대호 시즌 24호 홈런포를 폭발시켰다. 선두타자 김주찬이 중전안타 후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그러나 2번 손아섭의 희생번트 시도가 포수 파울 플라이로 끝나고 홍성흔도 2루수 앞 땅볼로 물러나 득점에 실패하는 듯 싶었다. 하지만 전날에도 1회 더마트레를 상대로 3점 홈런포를 날린 이대호가 박명환의 초구 140km 직구를 걷어 올려 좌측 펜스를 훌쩍 넘기며 2-0으로 앞서나갔다.


롯데는 3회 추가점을 내며 방망이 화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LG 수비가 실점을 자초했다. 1사 후 2번 손아섭의 타구가 좌익수를 향해 날아갔다. 그러나 올 시즌 3번째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이택근의 타구 판단 미스가 2루타로 연결됐다. 이어 홍성흔의 타구를 중견수 이병규가 전력 질주로 잡으려 시도했으나 공을 뒤로 빠뜨리며 1타점 3루타가 됐다.
야수들의 수비 실책에 투수 박명환도 흔들렸다. 박명환은 이대호의 직선 타구 때 몸에 맞고 근처에 떨어진 볼을 잡아 홈으로 송구했다면 충분히 홍성흔을 아웃 시킬 수 있었으나 1루에 던지며 홍성흔이 득점에 성공해 4-0이 됐다.
롯데는 6회와 7회에도 각각 한 점씩 점수를 추가했다. 6회초 홍성흔과 이대호의 연속안타, 조성환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만루에서 6번 전준우가 큼지막한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리며 5-0을 만들었다. 7회에는 2사 2루에서 3번 홍성흔이 1타점 좌전 적시타로 3루에 있던 김주찬을 홈으로 불러 들여 6-0으로 달아났다.
그러자 LG는 7회말 반격을 시작했다. 1사 후 최동수의 중전안타로 출루하자 이날 장원준을 상대로 2타수 2안타를 기록했던 '안방마님' 조인성이 초구 140km 몸쪽 낮은 직구를 들어올려 좌월 투런 홈런을 날렸다. 지난달 24일 문학 SK전 이후 8경기만에 홈런포를 재가동한 조인성은 올 시즌 15호 홈런을 기록하며 홈런부문 단독 5위가 됐다.
그러나 LG의 추격 속에 8회초 롯데의 2사 3루 이민성의 타석 때 폭우가 쏟아지며 경기는 강우 콜드 게임으로 끝났다. 경기는 오후 7시 11분에 중단됐고, 정확히 33분이 지난 시점에서 김병주 주심이 양 손을 'X'자로 표시하며 콜드 게임을 선언했다.

롯데 선발 장원준은 7이닝 동안 4안타 2볼넷만 허용하고 삼진 4개를 잡아내며 2실점으로 막고 올 시즌 9승째를 챙겼다. 6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달리다 7회 조인성에게 홈런을 맞으며 실점했다. 그러나 장원준은 강우 콜드 게임 덕분에 7이닝만 던지고도 완투승을 거뒀다. 장원준은 카도쿠라(SK), 히메네스(두산)와 함께 다승부문 공동 4위로 올라섰다.
LG 선발 박명환은 6회이닝을 소화했지만 7피안타 1사사구 5탈삼진 5실점(5자책)을 기록하며 시즌 6패째를 기록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여전히 140km를 찍었지만 컨트롤이 낮게 형성되면서 부활의 기미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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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잠실=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