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가장 큰 무기는 외야 '빅5'다. 이들은 뛰어난 공격을 지닌 반면 수비에서는 '빅5'가 되지 못했다.
LG 박종훈 감독은 4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 올 시즌 개막전부터 77경기 연속 선발 출장했던 중견수 이대형을 벤치에 대기시켰다. 경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종훈 감독은 "오늘 이대형은 선발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이유는 최근 찾아온 타격 슬럼프 때문이다.
이대형은 지난 한 주 경기에서 18타수 2안타 1할1푼1리를 기록했다. 이대형은 지난주 내내 경기 전 서용빈 타격 코치와 특타를 했다. 하지만 한번 무너진 타격 밸런스를 다시 잡는데 시간이 필요한 듯 싶다. 이대형처럼 밸런스가 무너지면 한 경기 휴식은 체력도 끌어 올리고 경기도 돌아 볼 수 있어 컨디션 회복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빠른 발로 광활한 수비 범위를 자랑하는 이대형의 수비 공백은 LG에게는 뼈아픈 패배로 연결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LG는 2-6으로 추격하던 8회초 강우 콜드 게임패를 당했다.

LG는 4일 잠실 롯데전에서 외야 수비 실책이 이어지며 2점을 헌납했다. LG는 0-2로 뒤지던 3회초 수비 때 1사 후 2번 손아섭의 타구가 좌익수를 향해 날아갔다. 그러나 올 시즌 3번째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이택근의 타구 판단 미스가 2루타로 연결됐다.
이어 홍성흔의 타구를 중견수 이병규가 전력 질주로 잡으려 시도했으나 공을 뒤로 빠뜨리며 펜스 근처까지 굴러가 1타점 3루타가 됐다. 야수들의 수비 실책에 투수 박명환도 흔들렸다. 박명환은 이대호의 직선 타구 때 몸에 맞고 근처에 떨어진 볼을 잡아 홈으로 송구했다면 충분히 홍성흔을 아웃 시킬 수 있었으나 1루에 던지며 홍성흔이 득점에 성공해 4-0이 됐다. 2-0에서 경기 중반 4점차로 벌어지면서 LG는 전날 대혈투의 피로도까지 쌓인 상태였기에 선수들의 의욕이 약해 보였다.
만약 전날과 같이 중견수 이대형, 좌익수 박용택이었다면 어땠을까. 타격에서 슬럼프에 빠져있는 이대형을 고려하고, 어깨가 강하지 못한 박용택을 감안하더라도 두 타구는 깔끔하게 처리해 2실점은 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였다. "타격에는 슬럼프가 있지만 수비에는 슬럼프가 없다"는 말이 생각나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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