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사' 김명민, 인간의 모든 감정을 113분안에 녹이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0.07.05 08: 57

영화 '파괴된 사나이'(우민호 감독)가 주연배우 김명민에 대한 신뢰감으로 흥행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7월 극장가의 포문을 연 '파괴된 사나이'의 김명민은 '명민좌', '페이스 오프' 등 그에게 붙는 수식어를 통해서도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배우다.
그의 연기력에 대한 호평은 만장일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연기 잘 하는 배우 몇 손가락 안에 꼽힌다.

드라마 '뜨거운 것이 좋아'를 시작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김명민은 영화 '소름'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주더니 이후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하얀 거탑', '베토벤 바이러스' 등을 통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스타덤에 올랐다.
영화에서는 드라마 보다 입지가 약했던 김명민이지만, 살인적인 체중 감량을 시도했던 영화 '내 사랑 내 곁에'로 지난 해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파괴된 사나이'로 관객들을 다시 찾은 김명민은 목사이자 한 가정의 가장으로 행복한 삶을 살던 남자가 딸을 유괴당하면서 겪게 되는 슬픔과 좌절, 분노와 타락, 그리고 절절한 부성애까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모든 감정을 113분 안에 고스란히 담아낸다. 한 남자가 철저히 파괴돼 과는 과정-그리고 다시 희망을 찾는 과정에 관객들도 함께 동참하게 된다.
아이를 잃은 지 8년 후, 딸과 함께 돌아온 살인마를 쫓으며 PC 방에서 사흘 밤을 꼬박 새는 장면을 위해 김명민은 실제 3일 밤을 자지 않고 연기했다.
또 목사의 모습에서 타락한 주영수로 탈바꿈하기 위해 파격적인 헤어스타일과 패션을 제안, 퍼머머리와 가죽자켓으로 인물을 표현했다.
극중 인물에 그대로 '빙의'하고 싶었다는 김명민은 분노를 표출할 때나 슬픔을 표현할 때도 절대로 개인적인 경험이나 감정들을 빌려 연기하지 않는다고. 오로지 '그 인물'이 될 뿐이다. '파괴된 사나이'의 주영수의 눈물과 '내 사랑 내 곁에'의 백종우의 눈물이 다르듯이 눈물을 흘릴 때에도 똑같은 빛깔과 농도일 수 없다, 라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꼭 그렇게까지 연기해야 하냐는 물음에 그는 "배우가 사람이 아니다. 내가 요구 받은 어떤 모습이 될 뿐"이라고 대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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