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일, "내가 여자들한테 인기가 많다고요?" [인터뷰]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0.07.05 16: 50

영화 '이끼'(강우석 감독, 14일 개봉)로 돌아 온 배우 박해일은 보는 이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배우다.
특히 여성들에게 그렇다. 혹자는 다정한 남자를 좋아하면서도 나쁜 남자에게 빠지는 여성의 이중성을 자극한다고 했다. 흔히 그의 얼굴은 선과 악이 공존하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순수해 보이지만, 어느 순간 날카롭고 매정한 눈빛을 쏜다. 그룹 원더걸스의 소희가 이상형으로 꼽고, 배우 오연수가 함께 연기해 보고 싶은 남자배우라 말하고, 탤런트 김정민이 "착한 얼굴에 나쁜 눈동자"를 가진 배우라며 감탄한다.
연기파 배우로서 흔치 않은 꽃미남스러운(?) 마스크까지 겸비한 박해일은 매번 다른 캐릭터로 연기의 폭을 넓혀왔다. '국화꽃향기'에서는 세상에 그런 순애보 사랑을 하는 남자는 없더니, '연애의 목적'에서는 뻔뻔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작업남으로 변신했고, '괴물'에서는 괴물과 사투를 벌이는 히어로로 분했다.

그래도 '진실을 쫓는 탐색자'의 이미지는 그에게 어느 정도 익숙하다. 이미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을 통해 사건을 파헤치는 추격자 박해일을 본 적이 있다. 다시한 번 '이끼'로 그가 진실을 쫓는다. 동명의 웹툰 만화 팬들에게도 열광적인 지지를 받은 유해국으로 분해.
- 여전히 '박해일' 하면, 순수 청년 이미지다. 품절남인데도 이런 이미지를 유지하는 비결이라도 있나?
▲정재영 선배가 워낙 그렇게 말씀하시고 다녀서 그런거지, 잘 모르겠다(하하)
- 많은 여성들의 이상형이다. 본인의 어떤 점이 매력이라고 생각하나
▲ 정말 모르겠다. 인기를 실감하지 못하냐고? 전혀 모르겠는데..(살아오면서 이성에게 인기가 많았을 것 같은데)주변에서 여성들이 좋아한 것도 모르겠고, 내 매력을 꼽으라니 더욱 더 그렇다. 이런 걸 잘 모르는 게 매력이 될까?
- 사람 박해일은 어떤 성격인가? 작품에서 보여 준 모습이 너무 다양한 캐릭터라 종잡을 수 없다. 까칠할 것 같다는 말도 있는데.
▲사람마다 여러가지 모습이 있으니까, 나도 날 잘 모르겠다. 다만, 그렇게 까칠한 사람은 아니다(하하). 하지만 분명 그런 면도 있겠지. ('국화꽃 향기'와 '연애의 목적'에서의 박해일은 극과 극이다. 어떤 면이 더욱 본인과 비슷한가?) 그런 모습들이 전부 똑같이 내 안에 있다. 사실이다. 한 배우 선배가 그랬다. 연기가 축적될 수록, 실제 성격에 캐릭터들이 쌓인다고. 그 말은 진실이다.
- '이끼'에서 공포에 사로잡힌 연기가 압권이다.
▲ 음 다들 좋은 선배님들이시만, 현장에서는 정말 무서웠다. 내가 그 분들과 대결하는 구도니 더욱 그렇기도 했지만, 베테랑 선배들이 연기 준비하시는 모습, 배역에 몰입하시는 모습들을 보면서 긴장도 많이 되고 자극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촬영만 끝나면 아니다. 내가 연극할 때 포스터 붙일 때 다 뵜던 선배들이다. 그래서 같은 작품에 출연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제일 무서웠던 분은 누군가?) 강우석 감독님(웃음).
- 전작 '10억'은 흥행에 실패했다.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는 더욱 흥행에 욕심이 날 것도 같은데
▲ 영화란 기본적으로 관객들이랑 소통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보신다면 분명 의미있을 것이다.
 
- '이끼'에서 본인이 맡은 유해국 역 말고 해 보고 싶은 역할이 있었나?
 
▲ 정말 그런 생각은 못 했다. 정재영 선배처럼 분장하고? 어울릴까?(웃음). 내 꺼나 잘하자, 이런 마음이다.
- '이끼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 전석만 역을 맡은 김상호 선배와의 대결 장면. 처음으로 적과 대결하고 싸움을 벌이는 장면이다. 김상호 선배님이 축지법으로 날 쫓아 오시는데 정말 무섭더라. 그 장면을 일주일 동안 찍었다.
- 메이저와 마니어를 오가며 작품을 선택하는 느낌이다. 예를 들어 지난 해 겨울에 찍은 '짐승의 끝'이 그렇다.
▲ 내 안에 상업영화, 비상업영화, 메이저, 마이너 그런 구분은 없고, 그저 나를 끌어당기는 영화면 한다. 캐릭터가 나를 잡아당겨야 한다. '짐승의 끝' 같은 경우는 학생들이 찍는 작품이고 분량이 작았지만 너무 호기심을 일으키는 역할이었다. 캐릭터가 마음에 들면, 감독님과 미팅을 갖고 얘기가 나눈다. ('굿모닝 프레지던트'에 카메오로 출연한 것도 의외로 보였다) 장진 감독님도 연극할 때 아셨던 분이다. 너무 좋은 분이고 같이 해 보고 싶었다. 굉장히 즐겁게 촬영했다.
- 영화로만 소통하는 배우다. 예능프로그램은 안 나간다, 드라마도 안 해봤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 예능프로그램은 말을 못해서. 영화 홍보차 예능프로그램에 나간다면 영화에도 그 프로그램에도 폐를 끼칠 것이다. 드라마는 음..그냥 내 할일, 내 분야에서라도 잘 하자란 신조라서. 안방극장은 남녀노소 누구나 보실 수 있어야 하지 않나, 하지만 영화는 금기가 덜 해 좀 더 자유롭다. 나는 그것에 끌린다. 하지만 언제나 가능성은 열어둔다.
- 배우로서 자신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한참을 생각하더니)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솔직히 장점이 뭔지 잘 모르겠다. 그런데 그게 장점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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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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