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황민국 기자] "그 슛은 너무 빨랐고 내 위치에서는 확인할 수가 없었다".
'축구종가' 잉글랜드의 8강 탈락에 일조한 우루과이 부심이 당시의 상황과 미안한 마음을 털어놨다.
잉글랜드는 지난달 28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블룸폰테인 프리스테이트 스타디움에서 끝난 독일과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전에서 1-4로 완패했다.

그러나 아쉬운 패배였다. 1-2로 추격하는 상황에서 프랑크 람파드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때린 뒤 골라인 안쪽으로 떨어졌지만 심판이 미처 확인하지 못하면서 득점으로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득점이 인정됐다면 팽팽한 맞대결도 기대할 수 있었지만 호르헤 라리온다 주심은 득점을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잉글랜드는 두 골을 더 내주는 졸전 끝에 패했다.
그러나 심판도 할 말은 있다는 분위기다. 비록 자신이 오심을 저질렀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일어난 비극이라는 뜻이다.
당시 부심을 맡았던 마우리시오 에스피노사는 "그 슛은 너무 빨랐고 내 위치에서는 확인할 수가 없었다. 내가 정확한 위치에서 봤다고 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프타임에 라커룸에서도 리플레이를 볼 수 없었다. 우리는 경기가 끝난 뒤 TV를 통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달았다"며 "월드컵에 심판으로 나설 때까지 오랜 시간 준비를 해왔기에 우울했다. 누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지만 불행히도 우리에게 일어났다. 인생은 이런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오심은 지난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결승전과 맞물리면서 화제를 모았다. 비슷한 상황에서 득점이 인정되면서 잉글랜드의 처음이자 마지막 월드컵 우승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당시 잉글랜드는 2-2로 맞선 상황에서 연장 10분 제프 허스트가 때린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바로 밑으로 떨어진 뒤 밖으로 튕겨나왔지만 득점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영국 옥스퍼드대학 공대팀의 조사 연구에 따르면 '노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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