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슬럼프에 빠진 타자들의 눈에는 그 길이 보이지 않는다. 보통 때 같았으면 홈런을 칠 수 있는 한 가운데 치기 좋은 공이 들어와도 슬럼프 때는 배트에 맞추는 것조차 힘들다.
그래서 보통 슬럼프에 빠진 타자들에게는 2가지가 필요하다. 내심 행운의 안타, 즉 빗맞은 안타를 바란다. 특히 발 빠른 타자들은 기습 번트 또는 내야 안타로 돌파구를 찾기도 한다. 그리고 선구안을 길러 볼넷을 골라 나가려고 타석에서 침착함을 유지한다.
LG 트윈스 '슈퍼소닉' 이대형(27)이 3연타석 내야 안타 진기록으로 타격 슬럼프 탈출을 예고했다. 이대형은 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훌리오 데폴라를 상대로 1,2,4회 3타석 연속 내야 안타를 치며 1루 베이스를 공보다 먼저 찍었다.

이대형은 6일 한화전에서 5타석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1회 첫 타석에서는 좌익수 플라이, 2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4회 세 번째 타석부터 3연타석 볼넷을 골라나갔다. 공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대형은 지난 6월 10일 잠실 한화전에서 5타수 2안타를 치며 시즌 타율을 3할2푼9리까지 끌어올렸다. 이대형의 전매특허인 내야안타는 거의 없었고 힘있게 뻗어 나가는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연신 날리며 최다안타도 공동 1위에 올랐다. 18일 롯대전에서는 시즌 첫 홈런을 날리며 타격감은 극에 달했다.
그러나 홈런 때문이었을까. 이후 이대형은 타격 밸런스가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해 타율은 2할9푼까지 떨어졌다. 감각은 떨어지고 마음은 조급해지자 지난해 타격폼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지난 6월 29일 잠실 넥센전부터 서용빈 코치와 특타도 다시 시작했다. 서 타격 코치는 "타격 순간 오른쪽 엉덩이가 일찍 열린다"고 지적하며 경기 전 타격 연습 때 배트로, 때로는 두 손으로 직접 이대형의 엉덩이 부분을 잡아줬다.
이대형도 매일 뜨거운 햇빛을 이겨내며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아직 100% 회복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무너졌던 타격 밸런스가 조금씩 회복됐고 선구안도 좋아지고 있기에 조만간 흘린 땀을 보상 받을 수 있는 타구와 플레이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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