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가 모두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던 LG 트윈스 박종훈 감독의 소망이 이뤄졌다. '빅5'가 올 시즌 처음으로 1번부터 5번까지 포진하며 감독이 구상하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쓰여졌다. '빅5' 조합 후 처음으로 5명 모두 안타를 기록했지만 뜻하지 않은 병살타가 팀 승리에 발목을 잡고 박 감독의 기대에도 부응하지 못했다.
박종훈 감독은 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 '테이블세터(1,2번)'로 박용택과 이대형을 내세운 뒤, 클린업타자(3∼5번)에 이택근, 이병규, 그리고 이진영이 그 뒤를 받쳤다. 이날 '빅5'는 22타수 10안타 4할5푼5리의 타율과 4득점 6타점을 합작했다. 팀이 뽑은 7점 가운데 6점이 '빅5'의 방망이와 발에서 나왔다. 그러나 LG가 기록한 4개의 병살타 가운데 '빅5'가 3개를 치며 팀 승리를 이끌어 내는데 실패했다.


출발은 좋았다. '빅5'는 1회초 공격에서부터 힘을 내며 선취점을 만들어냈다. 선두타자 박용택이 한화 선발 훌리오 데폴라를 상대로 좌전안타로 출루하자 이대형도 투수 키를 살짝 넘기는 유격수 내야안타를 날렸다.
테이블세터가 출루하자 3번 이택근이 차분하게 희생번트를 성공시킨 뒤, 4번 이병규가 2타점 중전 적시타로 2,3루에 있던 박용택과 이대형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클린업타자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준 장면이었다.
2회초에는 이택근이 한 건 했다. LG가 3-0으로 앞선 2사 만루에서 3번 이택근이 투수 옆을 빠져 2루 베이스에 맞는 행운의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날려 5-0으로 달아났다. '빅5'의 고른 활약에 박종훈 감독의 얼굴에는 가벼운 미소가 감돌았다.
그러나 '클린업트리오'가 주자를 홈으로 불러 들이는 대신 병살타를 연발하며 선행 주자들을 객사시켰다. 1회초 1사 1루에서 5번 이진영의 병살타를 시작으로 4회초 1사 1루에서 3번 이택근의 병살타와 7회초 1사 1루에서 4번 이병규의 병살타까지 터지며 '병살타 트리오'로 돌변했다.

'빅5' 이진영이 5-10으로 뒤지고 있던 9회초 2사 만루에서 2타점 중전 적시타로 7-10으로 따라 갔으나 후속타자 김태군이 삼진을 당하며 팀은 패했다.
올 시즌 '빅5'는 총 14경기에 선발 출장해 8승6패 5할7푼1리의 승률을 기록하게 됐다. 8일 현재 LG의 승률이 4할5푼인 것을 감안하면 1할 이상 높지만 박종훈 감독이 자랑하는 '빅5'의 승률치고는 기대에 못 미친다.
다행히 '빅5'의 타격감이 모두 올라왔고특별한 부상이 없는 만큼 앞으로 있을 롯데와 4강 싸움에서 '홍대갈(홍성흔-이대호-가르시아)' 트리오를 뛰어 넘는 활약이 요구된다.
일단 8일 LG만 만나면 힘이 불끈 솟는 한화 선발 류현진을 상대로 '빅5'가 어떤 활약을 할지 기대된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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