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연패' KIA, '2000년대 최다 연패 타이' 기록 수모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07.08 21: 22

지난해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챔피언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행보다. KIA 타이거즈가 결국 16연패까지 주저 앉으며 2000년대 최다 연패 타이 기록의 불명예를 떠안고 말았다.
 
KIA는 8일 잠실 두산전서 타박상에서 갓 회복한 최희섭을 4번 타자로 내세우는 등 최대한 총력전 태세를 내세웠으나 2-5로 패하고 말았다. 시즌 전적 34승 47패(6위, 8일 현재)를 기록한 KIA는 지난 6월 18일 문학 SK전서부터 이어진 연패 사슬을 끊지 못한 채 16연패까지 주저 앉았다.

 
이는 지난 2002년 6월 2일부터 6월 26일까지 이어진 롯데의 16연패 기록과 함께 2000년대 단일 팀 최다 연패 기록의 불명예다. 당시 롯데는 펠릭스 호세와의 재계약 실패로 인해 타선 축을 잃어버린 뒤 아지 칸세코, 크리스 해처, 제로니모 베로아 등 외국인 타자의 잇단 실패로 인해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똑같지는 않지만 전력 누수로 인한 KIA의 침체 현상도 얼핏 닮아있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서는 아쉬움을 남겼으나 페넌트레이스 13승을 거두며 선발 한 축을 도맡았던 릭 구톰슨과의 재계약에 실패한 KIA는 리카르도 로드리게스, 맷 라이트가 연속으로 부상 하차했다.
그러나 이들로 인한 전력 공백 효과가 당시에는 생각만큼 크지 않았다. 또한 좋은 구위와 높은 타점을 자랑하는 로만 콜론이 대체 선수로 가세했기에 KIA가 외국인 선수 농사로 폐해를 입을 것이라는 시각은 크지 않았다.
 
문제는 그 이후에 나타났다. 지난해 14승에 빛나는 아킬리노 로페즈가 4월 3일 롯데전 승리 이후 투타 불균형 등으로 인해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불만을 표출하고 말았다. 여기에 연패의 시발점이 된 6월 18일 SK전 직후 에이스 윤석민이 공을 던지는 오른손을 내리쳐 손가락 부상을 당했다.
 
원투펀치가 감정 제어에 실패하면서 고스란히 그 부담은 좌완 에이스 양현종에게 쏠리고 말았다. 8개 구단 투수들 중 가장 먼저 10승 고지를 밟으며 순항하던 양현종은 손영민-유동훈 승리계투 요원들의 난조 현상까지 겹치며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타선 또한 마찬가지였다. 'CK포'의 한 축 김상현이 연이은 부상으로 인해 제 위력을 떨치지 못하며 최희섭은 외로운 주포가 되어 상대 견제를 자신의 몸으로 모두 받아내야 했다. 설상가상 6월 27일 SK전서는 이호준과의 충돌로 5경기에 결장하며 덕아웃에서 힘없이 팀의 연패를 지켜보고 말았다.
 
한국시리즈의 영웅 나지완은 7월 들어 단 한 개의 안타를 때려내는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2번 타자 김원섭을 3번 타자로 내세우는 전략을 내놓은 KIA지만 상대를 진력나게 하던 2번 타자가 3번 타자로도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만 일깨워줄 뿐이었다.
 
지난 6일 2-7로 두산에 패한 뒤 KIA 선수단은 쉬는 시간을 쪼개 지난해 한국시리즈 7차전 영상을 지켜보는 등 자신감 회복에 힘썼다. 그러나 자신감을 북돋기 위한 노력에도 불구 그들은 또 한 번의 패배를 맛보며 16연패 나락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farinelli@osen.co.kr
 
<사진>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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