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준의 e스포츠 엿보기] 프로리그, 언제쯤 '스타크2'로 전환할까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0.07.09 07: 56

2003년 3월 1일 e스포츠 역사에 한 획을 긋는 획기적인 일이 일어난다. 2001년부터 갖춰지기 시작한 팀 중심 체제에 적합한 팀간 리그인 프로리그가 발족됐다. 7년의 세월이 흐른 프로리그는 광안리 10만 관중의 신화를 탄생시키며 e스포츠의 간판 리그로 성장했다.
오는 27일 21세기 최대 기대작이라고 불리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스타크래프트2'가 출시되면서 프로리그의 향후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바로 프로리그의 핵심 콘텐츠인 스타크래프트가 언제 스타크래프트2로 전환하느냐다.
지난 12년간 e스포츠를 책임졌던 스타크래프트를 대신해 앞으로 최소한 10년을 책임질 것이라고 예상되는 스타크래프트2가 새로운 도약을 할 것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지금 e스포츠 팬들과 관계자들은 잔뜩 고무되어 있다.

그렇다면 2009-2010시즌의 마지막 무대인 오는 8월 7일 광안리 결승전이 종료되면 차기 시즌부터는 스타크래프트2가 리그에 적용될 것인가.
그러나 이 문제는 결코 간단해 보이지 않는다. 차기 시즌 바로 스타크래프트2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과 어느 정도 유예를 두고 전환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되고 있다. 여기다 아직 블리자드 엔터테인먼사의 게임군에 대한 '지적재산권'문제가 마무리되지 않아 이 문제는 점점 불거지고 있다. 지금 시점에서는 사실상 차기 프로리그서 당장 스타크래프트2의 리그 적용은 어려운 현실로 흘러가고 있다.
현재 프로게임단을 포함한 한국e스포츠의 대표 주제들과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한국 사업권을 위임받은 인터넷 TV '곰TV'를 운영하는 그래텍이 한창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뚜렷하게 나온 그림이나 소식은 없다.
8월 7일 리그 종료 이전에 협상이 타결돼 착착 차기리그에 적용을 준비한다고 해도 정상적인 적용은 쉽지 않아 보인다. 과연 스타크래프트2의 리그 적용에 대한 관계자들의 생각은 어떤 것이길래 그런지 현황을 살펴봤다.
▲ 성급한 적용은 아직 '시기상조'
스타크래프트 베타 테스트 시작 무렵이나 출시일 시기가 분명하지 않았던 2009년 당시만 해도 분위기는 분명 2009-2010시즌이 종료되고 차기 시즌은 무조건 '스타크래프트2'로 가자는 의견이 대세였다. 물론 스타크래프트의 지적재산권 문제가 순탄하게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바탕으로 가진 의견이었다.
그러나 여러 가지로 일들이 꼬이면서 절반 정도의 관계자들이 문제점들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먼저 리그 적용에 반대하는 의견은 두 가지로 나뉜다. 공통적으로는 스타크래프트2의 성공을 누구보다 바라지만 우선 게임으로 흥행에 성공하며 대중성을 가진 것을 확인한 다음 e스포츠의 성공 가능성을 엿보자는 의견과 무조건 가야 하지만 지금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으로 나뉜다.
게임이 흥행한 이후에 고민해 보자는 쪽은 지극하게 상식적인 이론으로 의견몰이에 나서고 있다. 만약 '스타크래프트2'가 불세출의 히트작인 스타크래프트의 후속작이 아니고 다른 이름의 게임이었다면 과연 이만큼 관심을 가졌을지 냉정하게 돌아보자는 의견을 내고 있다. 즉 스타크래프트2를 너무 의식한 나머지 향후 e스포츠의 주체인 프로리그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반년이든 일년이든 유예 시간을 갖자는 의견도 프로리그 체제를 무리하게 무너뜨리지 말자는 전제를 앞세우고 있다. 스타크래프트2로 언젠가는 전환해야 하지만 당장 리그 전환은 너무 성급하다는 의견을 내세우고 있다. 즉 출시도 안된 게임을 무조건 리그에 적용시키기 보다는 어느 정도 시간을 가지고 프로리그 방식에 적합하게 적용하자는 것.
▲ 쇠뿔도 단김에, 늦은 리그 적용은 오히려 '해'
어차피 가야 한다면 바로 리그에 적용시키자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차기 시즌 프로리그 적용을 주장하는 팀들은 만약 차기 시즌이 '스타크1'으로 흘러갈 경우 스타크래프트2를 대비하기 위한 체제로 팀을 운영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스타크래프트와 스타크래프트2가 일맥상통할 수 있는 게임이지만 늦은 적용은 지금 프로리그서 뛰고 있는 300명의 프로게이머들에게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앞세워 차기 시즌 리그 적용을 주장하고 있다.
e스포츠 종주국임을 주장하는 한국 시장이 다른 경쟁국들에 추월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스타크래프트2를 한 시라도 빨리 리그에 정착시켜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 특히 e스포츠 팬들을 위해서도 지금 선수들을 사장시키지 않고 e스포츠 트렌드를 이끌수 있는 이들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리그 적용은 필수라는 의견을 내세우고 있다.
▲ 선택은?
과연 27일 출시되는 스타크래프트2가 언제쯤 프로리그에 적용될지는 앞으로 진행될 지적재산권 협상 문제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지난 8일 문화부가 발표한 ‘e스포츠 이노베이션 2.0 중장기 발전 계획(2010~2014)’을 살펴보면 e스포츠와 관련해서 향후 다양한 권리관계에 따른 분쟁에 대해 체계적인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e스포츠 분쟁조정 협의체를 구성 운영할 계획이 마련됐다.
 
e스포츠 및 법률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 지적재산권 등 e스포츠 관련 분쟁을 조정하고 e스포츠와 게임산업 양측 모두 상생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공정한 e스포츠 지적재산권 표준 가이드라인을 개발 보급하겠다는 의지가 표현됐다.
곧 출시될 스타크래프트2가 게임으로서 성공 뿐만 아니라 e스포츠 역사서 불세출의 대작이 되기를 바라면서 지금 혼돈의 과정이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기대해 본다.
OSEN 고용준 기자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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