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맞춤 선발' 서승화, "두산전, 마음이 편해요"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07.09 07: 39

LG 트윈스 좌완투수 서승화(31)가 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또 다시 선발 출격한다. 올 시즌 7경기 선발 등판 가운데 두산에게만 5번째다. 이쯤 되면 두산 전문 맞춤형 선발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보통 선발 등판 이틀 전 불펜 피칭을 하는 서승화는 7일 대전 한화전에 앞서 3루측 불펜에서 힘차게 공을 뿌렸다. 서승화가 공을 던질 때마다 LG 윤학길 투수 코치는 일구 일구에 신경을 쓰며 서승화의 컨디션을 살폈다. 3루측 덕아웃에서 기자들과 담소를 나누던 박종훈 감독도 눈과 정신은 서승화의 연습 투구에 가 있었다.
불펜 피칭을 끝낸 서승화를 만나 "오늘 불펜 피칭을 했으니 또 다시 9일 두산전에 등판하겠다"고 말하자 "또 그렇게 됐다"고 가벼운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별히 큰 차이는 없다. 이상하게 두산전에 감독님께서 잡아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지만 이내 "아마도 내가 두산과 만나면 편하게 느끼는 것을 감독님께서도 아시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두산전 잦은 등판에 대해서 박 감독도  "서승화가 다른 팀들에 비해 두산을 편안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제구도 다른 팀들에 비해 더 잘 된다"며 맞춤 선발을 숨기지 않았다.
서승화는 "올 시즌 두산과 4차례 경기를 했다. 1승도 두산전에서 올렸고,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아무래도 두산 타자들과 자주 상대하다 보니 습관이나 상대하는 법을 조금은 더 알 수 있는 것 같다"며 "좌타자도 많고, 변화구 유인구에 타자들의 배트도 쉽게 나오는 것 같아 편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승화는 올 시즌 성적이 1승4패 평균자책점 6.88이지만 두산과 경기에서는 1승1패 평균자책점이 4.26밖에 되지 않는다. 다른 등판 때보다 자책점이 4.62점이나 더 낮다. 심리적으로 편하게 느낄 수 밖에 없는 수치다.
그러나 서승화는 "1회를 잘 넘겨야 가능한 말들"이라며 "매 경기 마찬가지지만 1회에 가장 집중해서 던지고 있다. 1회만 잘 넘기면 경기 중반까지는 던지는데 지장이 없었다"고 말했다.
서승화는 올 시즌 초반에는 3회 이내에 위기를 자주 맞았다. 제구가 흔들릴 뿐 더라 위기를 잘 극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위기 순간이 경기 중반으로 넘어 왔다. 그 덕분에 지난달 22일 SK전과 27일 한화전에서 모두 6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본인 역시 잘 알고 있었다. 서승화는 "나 역시도 위기 순간을 경기 중반으로 끌고 온 것을 느낀다. 그런데 아직까지 그 고비를 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조금 더 집중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렇지만 서승화는 "생각해보면 나도 5회쯤 되면 생각도 많아지고 하위 타선일 경우에는 쉽게 넘어가려고 하는 경향도 있었다. 예를 들면 초구는 안치겠지라는 마음으로 쉽게 던지 볼을 맞아서 위기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왔다"고 기억해냈다.
서승화는 "올 시즌 박 감독님께서 죄송할 정도로 신경을 많이 써주신다. 잘 해서 승리로 보답하고 싶은데 잘 되지 않는다"며 "두산전에서는 자신감도 있으니 더 집중해서 던져 보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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