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 겸장' 내야수 노리는 이원석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07.09 07: 47

"느린 커브로 유리한 카운트를 이끄는 모습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노리고 들어갔지요".
 
결정적인 수비에 노림수 타격까지 보여줬다. 이원석(24. 두산 베어스)이 팀의 필수 요소로 확실히 자리를 굳히고 있다.

 
올 시즌 73경기 2할8푼2리 7홈런 43타점(8일 현재)의 성적을 기록 중인 이원석은 지난 8일 잠실 KIA전서 9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3-1로 앞선 6회 2사 2,3루서 이현곤의 타구를 범타로 처리하는 호수비를 보여준 뒤 곧바로 이어진 6회말 5-1을 만드는 쐐기 1타점 좌중간 3루타까지 때려냈다.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갈 길 바쁜 팀에 승리를 선사한 활약이었다.
 
7월 들어 이원석은 3할3푼3리(15타수 5안타) 3타점을 올리며 다시 방망이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2할대 중반으로 곤두박질치던 득점권 타율도 어느새 2할9푼으로 끌어올리며 다시 제 모습을 찾고 있는 점 또한 팀에는 고무적이다.
 
경기 후 이원석에게 이현곤 타구 수비와 관련해 질문했다. 그러자 이원석은 머쓱해하면서 "판단 착오로 인해 다이내믹해 보이는 수비가 펼쳐진 것"이라고 답했다.
 
"방망이 끝에 걸린 타구이기는 했는데 빠르게 다가올 것이라고 예상했어요. 그래서 맞는 순간 몸의 중심을 낮췄는데 생각보다 느리게 오더라구요.(웃음)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다 글러브를 옆 쪽으로 옮겼는데 마침 그 쪽으로 타구가 향했습니다".
 
겸손한 답변이었으나 만약 이 타구가 빠졌다면 3-3 동점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7일까지 3위 삼성에 반 경기 차까지 쫓겨 갈 길 바빴던 팀 상황을 감안하면 이원석의 호수비는 적시타 하나 이상의 가치를 발휘한 것.
 
3루타 상황에 대해 묻자 이원석은 '초구를 노리고 들어갔다'라고 밝혔다. 광주 동성고 시절부터 갖다 맞추는 능력을 인정받았으나 힘을 집중해 노려치는 타격에서 높은 점수를 얻지 못했던 이원석은 두산 이적 이후 스트라이크 존을 머릿 속에 확실히 그려넣고 때려내는 모습을 보여주며 일취월장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서재응 선배의 투구를 유심히 지켜봤는데 100km대 느린 커브로 유리한 카운트를 잡아내시더라구요. '이번에는 초구에 커브가 오겠구나'라고 생각하고 힘껏 당겨친 것이 3루타로 이어졌습니다".
 
그렇다고 이원석의 8일 활약이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이원석은 9회초 대타 차일목의 내야 뜬공을 잡아내지 못하며 5-2 추가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승패가 뒤바뀌지는 않았으나 그에 대해 묻자 이원석은 자책과 함께 양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그것 때문에 죽겠어요. 실책 후에 (이)용찬이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수비 위치로 돌아서는 데 계속 신경쓰이더라구요".
 
지난해 주전 내야수들의 줄부상 공백을 막아내며 2할9푼8리 9홈런 50타점으로 가능성에 싹을 틔웠던 이원석. 내야 전 포지션을 안정적으로 맡을 수 있다는 장점 속에 정확한 타격 능력까지 발휘 중인 그는 한 단계 더 성장한 내야수로의 발돋움을 꿈꾼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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