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영 "들끓던 안티, 정신적으로 힘들었죠" [인터뷰]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0.07.09 09: 05

배우 정재영은 오는 14일 개봉하는 영화 '이끼'가 그간의 필모그래피 중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었다는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 현재, 주위의 평이 좋지만 아직 두렵고 긴장돼 속이 바짝 빠짝 마른다. '이끼'에서 정재영이 가장 기대되는 인물임은 부정할 수 없다.
윤태호 작가의 원작 웹툰을 영화화 한 '이끼'에서 정재영이 맡은 천용덕 이장은 캐스팅 때부터 네티즌의 반대로 화제와 논란을 일으킨 인물. 그에 따르면 소위 안티가 들끓었다. 유해국 역의 박해일이나, 영지 역 유선이 "잘 어울릴 것 같다", "기대된다"는 긍정적 반응을 주로 얻은 것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부담스러운 출발이었다.
불안함이 컸을 것 같다는, 어쩌면 당연한 질문에 그는 "욕부터 먹고 시작한 작품 처음"이라며 "워낙 천용덕 캐릭터가 인기가 많고 유명하다 보니 캐스팅에 민감하더라. 내가 봐도 나 아닌 가상 캐스팅으로 뽑히신 분들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았다. 내가 생각해도 처음에는 내가 도저히 어울릴 것 같지가 않고, 아닌 것 같더라"고 전했다.

그래도 강우석 감독의 결단과 설득으로 영화를 선택했다. 젊은 시절부터 70대 노인의 천용덕을 소화할 인물은 정재영 밖에 없다는 강 감독의 말에 용기를 얻었고 믿고 따랐다.
도전을 즐기냐는 말에 "그런 편은 아니다"라고 담담하게 답한다. 물론 배우가 변화를 줘야 하지만, 이번처럼 막연한 도전은 정말 난해했다. 외국 영화도 참고할 작품이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정도인데 그것도 '이끼'와는 너무나 다른 영화였다.
"인물을 만들어가는 게 난해했어요. 계속 멍한 상태로 연기했죠. 마지막까지 이게 맞나, 저게 맞나 고민했어요. 감독님이 '오케이' 하시니까 맞나보다, 했지(웃음)."
 
그가 생각하는 천용덕이란 사람에 대해 물었다. "욕심이 많은 사람"이란 대답이 돌아왔다. "굉장히 무식하지만 영리한 사람이기도 하고. 엄청 센 사람이고, 자기보다 더 센 유목형이란 파트너를 만나 결국 그 사람마저 제끼게 되는 인물. 현대로 얘기하면 무서운 사람이죠. 욕망과 자기 출세를 위해서라면 모든 걸 다 제거할 수도 있는 굉장히 인간적으로 무서운 사람"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천용덕의 리더십 같은 부분은 부럽단다.
관객들에게, 그리고 원작 팬들에게 각기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겠지만, 확실히 정재영은 연기 잘 하는 배우다. '이끼'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인물로 카리스마에는 손색이 없다. 정재영을 필두로 박해일, 유해진, 김상호, 유준상, 유선, 김준배 등 연기파들의 향연이라는 것이 '이끼'의 가장 큰 강점이기도 하다.
정재영은 "이런 배우들과 이런 멤버로 또 작품을 할 수 있을까, 란 생각이 든다"라며 "서로서로 어떤 역할을 해도 호흡이 잘 맞을 것 같다. 한 두사람만 튀어도 전체 연기의 밸런스가 무너지는데, 그것은 드라마가 무너졌다는 소리가 된다"라며 좋은 팀웍에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nyc@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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