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루는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상대를 만족시키느냐가 문제
대부분의 남자들이 조루에 대해서 걱정하기는 하지만, 유달리 우리나라 남자들은 조루를 걱정한다. 연세플러스비뇨기과의 환자 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성인 남성들 2~3명 중 한 명꼴로 스스로 자신이 조루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실제로는 얼마나 많은 남성들이 조루로 고생하고 있는 것일까?

조루는 연령에 관계없이 남성들에게 나타나는 성기능 장애 가운데 가장 흔한 장애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많은 남성들은 자신이 조루 환자인지 아닌지에 관해서 고민하며, 의사와 진료를 보는 진료실에 와서도 다른 사람들은 관계시간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는지 여부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도 꽤 많다.
1947년 발표된 킨제이보고서에 의하면 남성의 75%가 성관계 시작 후 2분 이내에 사정을 한다고 나와 있다. 킨제이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남성들은 조루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지만 1960년대 말 미국의 마스터스와 존슨이 여성의 성 생리 이론을 발표하면서 부터 조루의 개념이 질환으로 바뀌기 시작하였다. 성관계를 상대적인 것으로 보고 상대를 만족시키느냐 그렇지 못하냐를 기준으로 삼게 되었다. 적어도 여성이 오르가즘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남성은 성관계를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관계를 할 때 두번 중 한번 이상은 상대를 만족시켜 줘야 하며, 그렇게 하지 못하다면 조루라고 보는 것이다.
삼성동에 위치한 연세플러스비뇨기과의 정연환 원장은 “많은 남성들이 여성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먼저 사정해버리면 자신이 조루라고 느끼고 자기비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대부분의 남성들은 조루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성의식이 개방됨에 따라 종족보존의 수단이 아닌 쾌락을 느끼기 위한 성관계의 의미가 더욱 커져가면서 서투른 성행위나 정신적인 문제 등으로 인해 여성을 만족시키지 못한 채 사정을 해버리는 것을 조루에 포함시키는 것으로 사회적 인식이 변하였기에 남성들은 의학적으로는 조루 환자가 아니더라도 조루환자라는 의식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라며 조루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설명했다.
정원장이 설명한 대로, 이제 대부분의 남성들은 조루가 되어버렸다. 숫총각과 숫처녀가 만나서 성관계가 10초만에 끝났다고 하더라도 양쪽 모두가 만족했다면, 조루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의 개방된 성의식 속에서 10초만에 끝나고 만족하는 커플은 없는 것이다.
생리학적 특성상 남성은 오르가즘을 느끼고 사정을 하면, 다시 준비가 되는데 시간이 필요하지만 여성들은 몇번이고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서 대부분의 남성들은 상대적으로 조루가 되어버리는 것이고, 조루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실제로 조루가 아니더라도 조루치료를 받는 것이 포경수술처럼 자연스러워질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