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벅지 부상을 당했던 '작뱅'은 1군에 언제 복귀하나요? 퓨처스에서 잘 치고 있던데요".
LG 트윈스 박종훈 감독은 지난 7일 대전 한화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작뱅'이병규의 1군 복귀에 대한 질문에 "몸은 거의 만들어 진 것 같아요. 조만간 올라올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정확히 이틀이 지난 9일 '작뱅'은 1군에 복귀했다.
18일만에 1군에 올라온 이병규는 9일 오후 3시부터 서용빈 타격 코치와 함께 특타를 시작했다. 서 코치도 오랜만에 본 이병규가 반가웠던 것일까. 배트를 굳게 잡은 이병규를 도와 뜨거운 뙤약볕 아래에서 상체와 하체 밸런스를 다시금 잡아줬다. 연습 타격이었지만 좋은 타구들이 꽤 많이 나왔다.

20여분간의 특타를 마친 이병규는 1루측 덕아웃 냉장고 문을 열고 시원한 음료수를 연신 들이켰다. 이병규는 "부상은 다 나았다. 오랜만에 1군에 올라왔지만 컨디션은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컨디션이 한창 좋을 때 부상을 당했는데 아쉬운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한 뒤 다시 잔디 위로 뛰쳐나갔다. 짧은 대화 속에서는 자신감이 베어 나왔다.
그러나 이병규는 이날 선발출전 명단에 없었다. 두산 선발이 좌완 레스 왈론드였기에 이날 같이 1군에 복귀한 우타자 안치용이 선발 출장했다. 그렇지만 이병규는 경기 중반 우투수 상대 대타로 나올 가능성은 100%로였다. 1군 복귀 전 퓨처스에서 6경기에 출전해 19타수 9안타 4할7푼4리의 타율과 1홈런 3타점 4볼넷을 기록했기에 박종훈 감독으로서는 '조커'로 활용할 수 있는 카드였다.
박 감독은 7회 3-7로 뒤지던 1사 2,3루에서 이병규를 조커로 빼 들었다. 그러자 이병규는 김태완 대신 타석에 들어서 두산 2번째 투수 고창성을 상대로 몸쪽 꽉찬 슬라이더(122km)를 끌어당겨 우월 3점포를 날렸다. 이병규의 한방 덕분에 팀은 6-7로 추격했다. 팀이 8-7로 역전시킨 8회에도 1타점 2루타를 날리며 9-7 역전승에 일등공신이 됐다.
경기 후 이병규는 "특별히 긴장은 많이 안 됐다. 타석에 들어가기 전 감독님께서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치라고 말씀하셨는데 초구 몸쪽 실투를 놓쳤었다. 그런데 같은 공이 들어와서 홈런이 됐다"고 말했다.
이병규는 또 "2군 내려가기 전 감이 좋았다. 내려가서 그 감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 보람이 있었다"고 숨은 이야기까지도 풀어 놓았다. 실제로 이병규는 부상으로 퓨처스로 내려가기 전까지 올 시즌 55경기에 출전해 2할9푼6리 5홈런 23타점으로 뺴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그래서 부상에 대한 아쉬움은 더 컸다.
이날 2타수 2안타 4타점을 올린 이병규는 시즌 타율도 단숨에 3할4리로 뛰어 올랐다. 팀도 연패를 끊고 롯데와 치열한 4위 싸움에 디시 불을 지폈다. 자신이 1군에 없는 동안 팀이 부진에 빠진 것도 또렷하게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는 "팀이 어려운 상황인데 4강에 들어갈 수 있도록 득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2006년 신고선수로 LG 유니폼을 입은 '작뱅' 이병규. 그러나 이제는 주전 '빅5'중 한 자리를 밀어내고 당당히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다. 프로 입단 후 최고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병규는 올 해 LG의 승리를 부르는 '신데렐라'로서 활약이 기대된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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