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경기 무실점' 정대현, "구위는 OK, 그런데 마음이…"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0.07.10 10: 39

"구위는 이제 괜찮지만…".
'여왕벌' 정대현(32, SK)이 완벽한 철벽 모드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정대현은 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원정경기에서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 1⅔이닝 동안 무실점했다. 비록 팀이 9회말 홍성흔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 4-5로 패하며 빛이 바랬지만 SK 마무리를 책임져왔던 '여왕벌'다운 위력을 확실하게 선보였다.

정대현은 선발 카도쿠라가 볼넷에 이은 적시타로 4-4 동점을 내준 데 이어 1사 1, 2 루에서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서는 위기에 몰리자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올해 다시 한 번 트리플 크라운을 노리는 이대호지만 정대현에게는 2008시즌부터 단 1안타도 뽑아내지 못했다.
폭투로 주자를 2, 3루까지 진루시켰지만 결국 정대현은 이대호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낸 정대현은 조성환마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급한 불을 껐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정대현은 첫 타자 강민호에게 좌전안타를 내주긴 했지만 전준우, 김민성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후 정보명을 2루 땅볼로 유도해 실점하지 않았다.
정대현은 올 시즌 23경기에 나와 1승 6홀드 2세이브를 기록하면서도 평균자책점은 '0'을 유지하고 있다. SK가 승승장구하며 단독 선두를 질주할 수 있는 것도 정대현이 불펜진에 가세, 정우람과 이승호의 힘을 안배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난 시즌 후 왼 무릎 수술을 받은 정대현은 올 시즌 5월에야 복귀했다. 완벽하게 만들어 1군에 오르겠다는 각오였다. 하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1군에 올랐다고 스스로 판단, 그동안 자신의 구위에 만족하지 못했다. 매번 "결과는 좋았지만 나 스스로는 실망스럽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이제서야 정대현은 "구위는 이제 어느 정도 됐다. 무릎이 괜찮아지면서 생각했던 볼의 각이 나오고 있다"고 살짝 미소를 보였다. 그런데 곧 "이제 여기 준비만 되면 된다"며 자신의 가슴을 살짝 두드린 후 "올해는 결국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주변에서는 '완벽주의'답다고 고개를 끄덕이지만 이런 정대현이 버티고 있는 SK 불펜진은 더욱 난공불락이 돼가고 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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