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LG 트윈스 내야수 김태완(29)이 타격 연습을 하자 곁에 있던 서용빈 타격 코치는 "태완아, 오늘 3경기 연속 홈런 의식하면 안 된다"라고 엄명을 내렸다. 그러자 김태완도 "네 알겠습니다"라고 짧게 대답했다.
그러나 김태완(29)이 서 코치의 명령을 어기고 데뷔 첫 3경기 연속홈런을 날렸다. 다행히 홈런을 치고 들어온 김태완을 서 코치도 반갑게 맞아 줬다.

김태완은 8일 대전 한화전에서 '괴물투수' 류현진을 상대로 좌월 솔로홈런을 날린 데 이어 9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팀이 0-1로 뒤지고 있던 2회 왈론드를 상대로 역전 3점포를 쏘아 올렸다. 10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홍상삼으로부터 솔로홈런을 뽑아냈다.
재미있는 사실은 3경기 연속 홈런에는 아이러니한 비밀이 있었다. 김태완은 지난 6일 대전 한화전 시작 2시간여를 남기고 3루 수비 훈련을 하다 배팅 연습을 하던 타자의 타구에 왼쪽 옆구리를 맞아 피멍이 든 상태다. 8일 한화전에서는 류현진에게 홈런을 친 뒤 다음 타석에서 기습 번트를 대고 1루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목에 담까지 걸렸다.
보통 생각으로 현재 몸 상태로는 홈런은 커녕 안타를 치기도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김태환은 "옆구리엔 피멍이 들어있고, 목엔 담이 걸렸어요. 몸에 힘을 써야 할 두 곳이 아파 불필요한 힘이 빠지다 보니깐 오히려 홈런이 나오더라고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태완은 "정상적인 컨디션일 때는 힘을 뺀다 뺀다 생각해도 막상 타석에 들어서면 힘이 들어가 항상 아쉬움이 남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힘을 써야 할 부위를 다쳐 힘을 쓸 수가 없는데 오히려 홈런이 나오네요. 타이밍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라고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 힘들지만 3경기 연속 홈런포를 날린 김태완. 여전히 왼쪽 갈비뼈 근처에는 파란 멍이 그대로 남아 있고, 고개를 돌리는 것도 조금은 어색하지만 홈런포 덕분에 아픈 것도 다 나은듯한 미소를 던졌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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