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변화가 반가웠던 우라와전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0.07.11 21: 00

"백 패스는 금지입니다. 축구팬을 끌어 모으는 것은 공격 축구니까요"(윤성효 수원 감독).
수원 삼성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윤성효(48) 신임 감독이 부임하면서 큰 폭의 변화가 단행된 것. 후반기 대도약을 노리고 있는 수원의 각오는 허튼 소리가 아니었다.
과거 선 굵은 축구를 자랑하던 수원은 짧은 패스를 반복하면서 상대를 교란하는 새로운 축구 스타일을 11일 저녁 7시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라와 레즈와 친선경기(0-0 무)에서 선보였다.

이날 수원 축구의 비중은 미드필드에 있었다. 김두현, 이상호, 염기훈, 백지훈 등 한국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불리는 미드필더들을 전진 배치한 수원은 감각적인 패스로 우라와의 중원을 손쉽게 공략했다. 윤성효 감독이 이끌던 숭실대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비록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전반 12분 오른쪽 측면에서 조원희의 감각적인 침투에 이은 하태균의 슈팅은 수원에서 볼 수 없던 모습이었다.
여기에 중앙 수비수 강민수의 수비형 미드필더 기용은 수원이 점유율 싸움에서 뒤지지 않는 이유였다. 강민수는 침착한 커버 플레이를 선보이면서 좌우 측면 풀백들이 자유롭게 공격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
우라와도 에드밀손과 폰테 등을 앞세워 공세에 나섰지만 번번이 강민수의 벽에 막히는 모습이었다.
물론 수원의 경기력이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후반 들어서는 전반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공격에서는 날카로움이 사라졌고 수비에서는 허술함이 늘어났다. 전반기부터 약점으로 지적되던 수비 조직력이 문제였다. 공격의 비중을 높이면서 약해진 측면 수비가 더욱 도드라졌다.
후반 6분 사노우에게 위험한 슈팅을 내줬을 뿐만 아니라 후반 12분에는 위험 지역의 패스 미스로 야마다에게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내주기도 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예상되던 상황이기도 했다. 윤성효 감독이 부임한 지 겨우 2주가 지난 시점이었기에 완벽한 전술 소화는 기대할 수 없는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윤성효 감독 또한 큰 기대를 하지 않은 듯 친선경기의 이점을 살려 많은 선수에게 출전 기회를 주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후반전에 투입된 호세모따가 멋진 터닝슛을 날리는 등 가능성을 확인한 데 만족하는 모양새이기도 했다.
결국 양 팀의 승부는 0-0 무승부로 마감됐다. 완벽한 데뷔전은 아니었던 셈이다. 하지만 수원의 후반기 반전에 대한 기대만큼은 여전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그들의 변화가 긍정적인 것은 분명했다.
 
남은 것은 오는 14일 원정으로 치르는 부산과 컵대회 8강전서 수원이 어떤 경기 내용을 보여주는 지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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