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경기 2승 무패 평균 자책점 0.69로 쾌조의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두산 베어스의 도미니카 출신 외국인 우완 켈빈 히메네스(30)가 점차 '에이스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히메네스는 지난 11일 잠실 LG전에 선발로 나서 7이닝 동안 94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탈삼진 4개, 사사구 3개)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11승(3패, 12일 현재)째를 거두며 다승 공동 선두 대열에 재합류했다. 지난 5월 19일 잠실 한화전서 허벅지 부상을 당하며 다승 공동 선두 대열에서 이탈한 이후 오랜만에 찾은 선두 자리였다.

사실 시즌 초반의 히메네스는 승리 카드임에 틀림없었으나 안정적인 투수라고 보기는 힘들었다. 5점 대에 육박하는 평균 자책점을 기록, 타선 지원에 힘을 얻는 투수로 선입견이 박히기도 했다.
"시즌 초에는 날씨가 쌀쌀했다. 따라서 많은 투구수를 소모하기가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내게 알맞는 환경이 조성된 것 같다". 히메네스는 강타선의 지원을 받기도 했으나 근육이 상대적으로 경직되어 많은 공을 던지기 어려웠음을 밝혔다.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또한 히메네스의 상태를 예의주시하며 히메네스의 등판 시점을 고심하던 시즌 초였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당초 히메네스의 등판 시점은 13일 대구 삼성전이 가장 유력했으나 12일 경기서 임태훈에 이어 5선발로 뛰던 홍상삼까지 계투로 출장해 히메네스를 이틀 더 일찍 내세울 수 밖에 없던 두산이었다. 삼성에 2위 자리까지 허용했기 때문에 히메네스의 등판은 고육책과도 같았다.
이틀 앞당긴 등판에 맞대결 상대 또한 좌완 에이스 봉중근으로 산 넘어 산인 상황이었으나 히메네스는 주눅들지 않았다. 94개의 투구수 중 직구는 최고 150km에 71개에 달했고 이 중 포심 패스트볼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타자 기준 시계 방향으로 떨어지는 싱킹 패스트볼을 적극 주문하는 양의지와 달리 최승환은 앉은 자리에서 투수의 제구를 살리는 데 주력하는 포수다. 제구 투수에게 보다 유리한 리드를 이끄는 최승환과의 호흡이 맞아 떨어지면서 보다 빠르면서도 묵직한 직구를 꽂은 것이 투구분석으로도 증명된 11일 경기였다. 김 감독 또한 히메네스에 대해 "타자 몸쪽 제구 및 공략만큼은 다니엘 리오스보다 오히려 낫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볼 끝에 자신감과 더불어 힘이 붙으면서 히메네스의 피안타율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5월 한 달간 2할9푼7리로 피안타율이 높았던 히메네스는 6월 2할2푼4리에 이어 7월 달에는 1할3푼6리로 안타 허용 빈도를 뚝 떨어뜨렸다. 비록 7월 달 표본이 2경기에 불과하지만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다른 달에 비해 3km 이상 훌쩍 상승하며 상대 타이밍을 빗겨간 경우가 많았다.
140km대 후반의 '하드 싱커'에 포심 최대 구속까지 150km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제 위력을 발산 중인 히메네스. 제 철을 맞아 부쩍 힘을 내고 있는 그의 상승세가 팀의 상승세로 이어질 것인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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