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기에서 패배한 팀이 월드컵에서 우승한 확률은 0%다'.
지난달 17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이 2010 남아공 월드컵 H조 개막전에서 스위스에 0-1로 패하자 각국의 언론이 우승 확률을 비관하면서 내린 평가다.
실제로 1930년 우루과이 월드컵부터 2006 독일 월드컵까지 첫 경기에서 패배한 팀은 우승이라는 과실을 얻지 못했다.

과거 1982년 스페인 월드컵에서 독일은 첫 경기에서 알제리에 1-2로 진 뒤 결승까지 올라갔지만 우승을 하지 못했고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디에고 마라도나 이끄는 아르헨티나 역시 카메룬과 개막전에서 0-1로 패하고 준우승에 그쳤다.
1994년 미국 월드컵의 이탈리아 역시 아일랜드에 0-1로 패했지만 로베르트 바조의 원맨쇼로 결승에 올랐음에도 바조의 실축으로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이런 역사는 스페인의 우승을 돋보이게 만들었을 뿐이다.

스페인은 12일 새벽 3시반 요하네스버그 사커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번 대회 결승전 네덜란드와 경기에서 연장 후반 막판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천금같은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했다. 간절히 원했던 우승컵이었기에 더욱 감동적인 결과였다.
지난 유로 2008에서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던 스페인은 월드컵에서도 첫 우승을 차지하면서 '무적함대'라는 명성에 걸맞은 위상을 확보했다.
이번 대회에서 스페인은 세계 최고의 공격 축구를 펼친다는 평가를 받았다. 많은 득점을 터트리지는 못했지만 정교한 패스워크를 바탕으로 숱한 강호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사실상의 결승전이라고 평가받았던 독일과 준결승전(1-0 승)은 스페인 축구가 자랑하는 패스의 향연을 느끼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한편 이번 월드컵 최대의 화제였던 '점쟁이 문어' 파울의 예언은 결승전에서도 적중했다. 파울은 유로 2008 결승전에서 독일의 우승을 점쳤지만 스페인이 우승으로 돌아간 바 있지만 이번에는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았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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