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들에게 가장 아쉬운 순간은 언제일까. 파울 홈런을 쳤을 때, 안타 또는 홈런성 타구가 상대 외야수의 호수비에 걸렸을 때, 잘 맞은 타구가 내야수 정면 직선타로 아웃 됐을 때일 수도 있다.
LG 트윈스 외야수 '작뱅' 이병규(27)는 지난 6월 21일이 가장 아쉬운 순간이었다. 오른쪽 뒷 무릎 슬와(해부학적 용어) 부위에 근육통이 발생해 재활군으로 내려가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8일만에 군에 복귀한 이병규는 지난 9일 잠실 두산전에서 7회 대타로 나서 3점홈런을 날렸고, 8회에도 1타점 2루타로 팀이 9-7로 역전승하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그의 활약에 LG 박종훈 감독도 "작뱅이 잘 해줬다"고 칭찬했다.

그렇다면 부상 복귀 후 첫 경기부터 맹타를 때려낸 비결은 무엇일까. 이병규는 "이미지 트레이닝 덕분"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재활군에 내려가서 3일 동안은 훈련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3일 동안은 한창 잘 맞던 순간의 느낌을 기억하기 위해 계속해서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나의 스윙 매커니즘을 그려보았다"고 대답했다.
이미지 트레이닝 효과는 퓨처스에서 재활하는 동안에도 나타났다. 이병규는 6월 29일 상무전부터 7월 8일 두산전까지 6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가며 19타수 9안타 타율 4할7푼4리 4볼넷을 기록했다. 재활군에 내려가기 전 5경기에서 13타수 7안타 타율 5할3푼8리의 감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병규는 지난 2006년 신고선수로 LG 유니폼을 입고 지난해까지 56경기 103타수 22안타 타율 2할1푼4리가 전부였다. 그러나 올 시즌 부상 당하기 전까지 55경기에 출전해 2할9푼6리 5홈런 23타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최고의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을 때 부상을 당했기에 당시의 감을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이병규도 "컨디션이 한창 좋을 때 부상을 당했는데 아쉬운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최근 2경기에서 9타석 5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있는 이병규. 그러나 사사구를 4개나 골라냈고 삼진이 1개도 없다는 점에 비춰 그의 타격감이 여전히 좋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 배트 중심에 잘 맞은 타구들이었다.
"작뱅, 수고했어. 타석에서 눈 크게 뜨고"라고 농을 던지는 서용빈 타격 코치. '작뱅' 이병규가 13일부터 KIA와 잠실 주중 3연전에서 눈을 크게 뜨고 맹타를 휘두를 지 기대된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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