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걸그룹 멤버들로 뭉친 KBS 2TV ‘청춘불패’가 자꾸만 산으로 간다? 멤버가 바뀌면서 애초의 기획 의도와는 다른 ‘멤버 띄워주기’로 변질됐다는 지적이다.
‘청춘불패’는 경쟁 관계에 놓여 있는 걸그룹 멤버들이 강원도 유치리에서 농촌 생활을 하면서 자급자족하는 성격의 프로그램으로 기획됐다. 농촌 봉사활동을 통해 자연의 소중함과 농촌생활의 즐거움을 아는 기회를 얻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멤버들은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로 할머니들이 주로 입는 고쟁이를 입고, 밭을 일구는 등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런 결과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농촌생활 대신 멤버 개개인의 끼와 퍼포먼스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시크릿 멤버 한선화의 경우 틈만 나면 대표곡 ‘매직’을 불러 ‘청춘불패’의 공식 노래로 만들었다. 물론 재능 많은 걸그룹이 모여 있다는 특징 때문에 이러한 점들이 부각될 수밖에 없긴 하지만 애초의 신선한 기획은 사라지고 기존 예능 프로그램들을 그대로 답습하게 됐다는 비판이 있다.

특히 기존 멤버였던 소녀시대 유리-써니, 포미닛 현아가 하차하고 지난달 18일 방송분부터 에프엑스 크리스탈, 애프터스쿨 주연, 소리가 합류하면서 비난 여론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이중 주연의 경우, 밭을 일구는 상황에서도 핫팬츠를 고수하는 등 과도하게 외모에 신경 쓰는 모습이다. 소리는 앨범 홍보를 위해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시청자들의 비판적인 글들 때문인지 ‘청춘불패’ 홈페이지 시청자게시판은 현재 글 작성은 가능하지만 열람은 할 수 없게 돼 있다.
지난 9일 방송된 ‘G7 군대가다’ 편 역시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청춘불패’ 멤버들은 이날 육군 제11사단 천마부대를 방문해 군대 체험과 깜짝 위문공연을 했다. 이들이 한 군대 체험은 크게 두 가지. 내무반 병사들의 관물대를 검사해 누구의 사진이 가장 많은지를 확인하는 것과 마치 놀이기구를 타듯 전차에 탑승하는 것이었다.
이어진 위문공연은 개인무대와 축하무대, 합동무대로 꾸려졌다. 저마다 다양한 장기를 선보여 장병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문제는 보기 민망한 의상들로 섹시함을 강조하는 퍼포먼스를 연발했다는 것. 특히나 합동무대에서는 멤버 전원이 몸에 딱 달라붙는 핫팬츠를 입고 나와 자신이 속한 그룹의 댄스를 췄다.
이러한 모습에 시청자들은 “위문공연은 정말 에러였다”, “너무 민망한 장면들의 연속이었다”, “‘패떴’의 절차를 밟고 있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이날 방송분은 AGB 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 전국 시청률 7.6%를 기록해 동시간대 꼴찌 수모를 안았다.
‘청춘불패’가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던 데에는 걸그룹들의 농촌생활이 시청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던 덕분이다. 이에 더해 송아지 기르기, 옥수수 심기, 장 담그기 등 ‘청춘불패’에서만 볼 수 있는 색다른 장면과 마을 어르신들과의 교감 등이 재미와 감동을 줬다는 평가다.
‘농촌에서의 자급자족’을 표방했던 기획의도가 무색해진다면 프로그램 자체의 존립이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 다른 예능 프로그램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 뿐 아니라 시청자들 역시 등을 돌리게 된다. 시청자가 말하는 ‘청춘불패’ 제작진을 위한 충고다.
rosecut@osen.co.kr
<사진>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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