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1박2일' 그들 때문에 죽어가는 예능계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0.07.14 08: 15

대한민국 리얼 버라이어티의 장을 연 MBC '무한도전'과 '국민 예능'으로 부상한 KBS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은 벌써 수년째 고정 시청자들의 두터운 사랑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무한도전'은 10%중반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그 수치보다 체감 인기가 훨씬 높다. 한마디로 마니아적인 느낌이 상당히 강해졌다. 얼마 전 200회 특집을 내보내기도 했던 만큼 현존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중 그 역사가 가장 길고, 그래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김태호PD의 재기발랄 아이디어와 유재석을 필두로 한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등 고정 멤버들의 끈질긴 도전은 프로그램의 생명력을 끌어오고 있다.
'1박2일'은 평균 시청률이 30%에 달하는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올 초에는 시청률 40%선을 돌파하기를 수차례, 급기야 '국민 예능'이란 타이틀까지 거머쥐게 됐다. '무한도전'에 비해 시청층이 다양하고 대중성이 강한 '1박2일' 역시 강호동을 중심으로 김C 은지원 MC몽 이승기 등 고정 멤버들이 꾸준히 자리를 지키며 친근함과 편안함을 유지했다. 그 결과, 현재 안방에서 가장 사랑받는 예능 프로그램이 됐다.

이렇게 '무한도전'이나 '1박2일'이나, 수년의 역사를 흘러오며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신뢰를 쌓았다. 하지만 이들이 이렇게 민심을 장악하는 사이, SBS '패밀리가 떴다'와 같은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들은 맥을 추지 못하고 무너졌다. MBC '일밤' 역시 선보이는 코너마다 안방의 냉대를 받으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토요일, '무한도전'과 일요일 '1박2일'이 너무 덩치 큰 제왕으로 군림하자 새로운 프로그램들은 차마 꽃을 피우기도 전에 시들어져버렸다.
대한민국 MC계에 유재석과 강호동을 대체할 새 얼굴이 없다는 씁쓸한 현실과 맞물려 두 프로그램을 압도할, 혹은 대체할 작품들이 배출되지 못하는 상황은 이제 예능계의 위기로 부상하고 있는 것.
과연 '무한도전'과 '1박2일'을 얼마나 더 봐야할까. 물론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이고 인기 프로그램들이지만 이들이 시청자들을 독점하듯 하고 있는 현실은 장기적인 차원에서 달가운 일만은 아니다. 더 새롭고 진화된 프로그램들이 이들과 경쟁하고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하며 판도 변화를 일궈내야만 우리는 한층 발전된 리얼 버라이어티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워낙 막강한 인기와 신뢰를 바탕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두 프로그램의 아성을 위협할만한 신규 프로그램들이 없다는 현실은 '1박2일'이나 '무한도전'에게도 독이 되고 있다. 최근, 두 프로그램이 매너리즘에 빠져 있다거나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은 이러한 현실의 결과가 아닐까.
경쟁자가 없으니 발전도 없다. 2등이 있기에 1등도 더욱 빛나는 게 세상 이치 아닌가. 하지만 '무한도전'과 '1박2일'은 오늘도 독야청청할 뿐이다.   
issu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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