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선이 강우석 감독의 '뮤즈'가 돼 스크린을 달군다.
14일 강우석 감독의 신작 '이끼'가 개봉한다. 7월 한국영화 최고 화제작이자 극장기 성수기의 포문을 여는 '이끼'에 평단과 대중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감독이나 배우들이 극도로 긴장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특히 이번 영화를 통해 강우석 감독의 히로인이 된 유선은 더욱 그렇다. 전작인 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에서 복실 역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그녀가 '이끼'에서 비밀스럽고 어딘지 음침한 영지로 변해 관객들을 만난다. 극과 극의 변신이다.
출연 배우로서 영화를 본 소감에 대해 물으니 "강 감독님의 영화는 재미있자 않나, 몰입해서 쭉 빨려 들어갔다"라고 대답했다.
VIP시사회를 통한 주위의 반응도 물었다. "부러워하기도 하고 재미있게 봤다며 많이 축하해 주시더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강우석 감독님이 영지의 정점을 찍어주신 것 같다"라며 주위의 호평에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극중 유선은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듯한 비밀스런 여자 영지 역을 맡았다. 마을의 비밀-역사-진실을 모두 알고 있는 인물로 원작에서는 뇌쇄적인 매력이 가득한 팜므파탈의 느낌을 풍겼다.
유선의 영지는 뇌쇄적인 느낌은 덜하고 보다 도회적이고 지적인 이미지가 난다. 원작팬들에게 영지는 또 다른 호기심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유선은 "처음 영지로 캐스팅 됐을 때, 내가 그리는 영지가 있기는 했어도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원작 팬들의 반응들이 호의적이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라며 "만화와는 다른 느낌의 영지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영지의 비주얼과 느낌은 관객들이 심정적으로 동화되고 더 이해할 수 있게끔 편하게 풀어진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인 설명을 곁들인, 충분히 공감할 수 다른 느낌의 영지다"라고 자신의 영지를 설명했다.
이번 작품으로 유선은 최상의 팀웍을 경험했다고. 사람과 친숙해지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리는 편이라는 유선은 "베테랑 선배님들이시지 않나. 현장에서는 최고로 몰입하다가, 연기가 끝나면 비로소 사담을 나누는 현장이었다. 나 역시 캐릭터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촬영할 때는 풀어지지 못했는데, 회식을 통해서 인간적인 교류를 나눴다"라고 말했다.
원래 술을 못했다는 유선은 "이 작품으로 이제는 3잔 정도 마실 수 있을 정더로 술이 늘었다"라며 웃어보였다. "항상 회식자리는 술도 못하고 힘들고 해서 중간에 돌아갔었는데, 끝까지 회식 자리를 지킨 작품은 '이끼'가 처음"이라며 "항상 회식 자리안에서 오고가는 얘기들이 너무 훈훈했고, 나 자신의 각오를 다지게 됐다"라고 전했다.

유선의 차기작 역시 강우석 감독의 '글러브'다. '이끼'를 하면서 유선이 보여줄 게 많은 배우라는 것을 알게 된 강 감독이 '이끼'의 까다롭던 오디션과는 다르게 단 번에 여주인공의 자리를 제의했다.
유선은 "강우석 감독에게는 신뢰가 있다"고 말한다. "초반 회식할 때 강 감독님이 '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이 다음 작품을 선택하는 데 폭넓게 해 주고 싶다. 한 단계 여유있게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라고 말씀하셨다. 배우들을 아끼고 그들의 연기를 존중해주신다. 사실 힘들게 연기를 해도 영화 전체를 살리기 위해 통편집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는 배우들의 힘이 쭉 빠진다. 하지만 강 감독님의 영화에서는 그런 일이 없다. 역할 하나하나를 소중히 다뤄주시는 마음, 그게 힘이 되더라"라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nyc@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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