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 양준혁(41, 삼성)은 올 시즌 출장 기회가 눈에 띄게 줄어 들었다. 신예 선수들의 선전 속에 선발 출장보다 벤치를 지키는 경우가 더 많다.
예년보다 자신의 입지가 좁아졌지만 그는 팀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 경기 전 배팅볼 투수를 자처하거나 조카뻘되는 후배들에게 자신이 가진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한다.
양준혁은 지난 13일 대구 두산전에 앞서 "최고참으로서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고 조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후배들의 선전 속에 입지는 좁아지겠지만 후배들은 나보다 뛰어야 할 날이 많으니까 내가 가진 것을 모두 줘야 한다"고 말했다.

배팅볼 투수를 자처하는 것도 마찬가지. 삼성 선수단에서 김정수 1군 매니저를 제외하면 마땅한 좌완 배팅볼 투수가 없다. 양준혁이 마운드에 오르면 김 매니저의 부담도 덜 수 있다. 또한 맏형이 던지는 만큼 후배 선수들도 더욱 집중할 수 밖에 없다.
양준혁은 "왼손 배팅볼 투수가 없고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하게 됐다"며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면 몸도 풀 수 있고 일석이조"라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또한 그는 "내가 잘 해야 겠다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후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생각한다. 가끔씩 내가 조언해준 후배가 잘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묘하다. 조카뻘되는 후배들이 예쁘다"고 표현했다.
위기 상황 또는 포스트시즌 같은 큰 경기에서 고참 선수들이 관록의 힘을 발휘한다면 신예들의 패기와 더불어 완벽한 조화를 이룰 수 있다. 양준혁 또한 "항상 준비하고 있다. 중요한 순간 한 방을 터트리는게 고참의 몫"이라고 말했다.
"내 힘이 아니더라도 후배들이 좋은 활약을 펼쳐 우승의 짜릿함을 만끽하고 싶다". 양준혁의 마지막 소망이다.
what@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