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결승전이라는 영광의 무대가 어떤 이에게는 괴로운 시간이다. 바로 결승전에서 주심을 맡았던 하워드 웹(39) 심판이 그렇다.
웹 심판은 14일(이하 한국시간) 영국의 '데일리 메일'에 실린 인터뷰에서 "몸도 마음도 지쳐버렸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2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웹 심판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까닭은 판정 문제로 네덜란드를 비롯해 많은 축구팬들의 비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축구팬들은 옐로카드 14장 및 레드카드 1장을 꺼낸 웹 심판이 잘못된 판정으로 축구의 재미를 떨어뜨렸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결승전은 역대 월드컵 결승전에서 가장 많은 경고가 기록된 경기다.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 또한 웹 심판의 운영을 비판했다. 경기 중에도 웹 심판에게 불만을 드러냈던 아르옌 로벤은 "월드컵 결승전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심판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독일 축구의 영웅 베켄바워 또한 독일의 '빌트'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경기에 흐름이 없었고 주심에게 항의하는 선수들만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웹 심판은 이런 비난에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웹 심판은 "몸도 마음도 지쳐버렸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2시간이었다"면서 "내 판정에는 어떤 문제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웹 심판은 "경기 시작과 함께 거친 태클이 난무했다. 많은 경고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경기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웹 심판에게 이번 결승전이 최악의 경기는 아니다. 지난 유로 2008 조별리그 폴란드와 오스트리아의 경기에서 종료 직전 페널티킥을 선언해 살해 위협을 받은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폴란드 총리는 "심판을 죽여버리고 싶다"고 말했고 영국 내 폴란드인들로부터 살해 위협에 시달리기도 했다.
stylelomo@osen.co.kr
<사진> 웹 주심이 결승전서 네덜란드의 욘 헤이팅아(3번)에게 레드카드를 주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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