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이 본 닮은 듯 다른 류현진과 김광현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0.07.15 09: 00

"정반대 스타일의 투수지만 위기관리 능력면에서는 똑같이 A급 투수들이다".
김성근(68) SK 감독이 한국을 대표하는 특급 좌완 한화 류현진(23)과 SK 김광현(22)을 찬찬히 비교해 관심을 모았다. 대부분 김광현이 팀 에이스로서 많은 발전을 이뤘지만 류현진이 좀더 앞선다는 내용이었다.
1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홈경기에 앞서 김 감독은 "어제(13일) 김광현은 얼굴로 던졌다"고 밝혔다. 전날 김광현이 6⅔이닝 동안 3피안타 4볼넷 4탈삼진으로 3실점하면서 시즌 12승을 거뒀지만 제 구위가 아니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김광현이라는 이름값이 호투로 연결됐다는 것이었다는 설명이었다.

김 감독은 "얼굴로 던졌다는 것은 소위 이름값으로 던졌다는 말이다. 5회 정도가 돼서야 김광현다운 피칭폼이 나왔다"고 분석했다. 타자들이 이름값 때문에 제 스윙으로 김광현을 공략하지 못했고 결국 시간을 번 김광현이 제 구위를 찾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이에 김 감독은 "이름으로 야구를 할 수 있을 만큼 관록을 지닌 투수는 김광현을 비롯해 류현진, 봉중근(LG) 등이 있다"면서 "김광현은 올해 특히 많이 좋아졌다. 안좋은 상황에서도 어떻게 경기를 풀어가야 하는지 깨달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상대 타자가 이름만으로도 긴장을 하게 만드는 투수 대열에 김광현과 류현진이 올라섰다는 뜻이었다.
그러면서도 김 감독은 류현진과 김광현의 차이는 분명하다고 언급했다. "류현진은 투구할 때 쓸데없는 움직임이 거의 없다. 항상 일정한 팔 스윙으로 컨트롤이 안정돼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광현은 다이내믹하고 역동적인 김광현의 투구폼에 대해 "왔다갔다 하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얼굴만 봐서는 좋은지 나쁜지 알 수 없는 포커페이스 류현진과는 달리 김광현은 표정만으로 만족스러운지 드러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그걸 못하게 말리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김광현과 류현진이 차이점 중 하나를 '쓸데 없는 볼'의 유무라고도 강조했다. 김 감독은 "류현진은 쓸데 없는 볼이 없다. 각이 좋아 타자들이 따라 나올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투구수가 적다. 자연스럽게 이닝을 많이 던질 수 있다"면서 "반면 김광현은 좋을 때와 나쁠 때가 확연하다. 어제 경기 초반 김광현의 투구폼에서는 상대 타자가 따라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5~6회 투구폼을 찾으면서 각이 좋아져 타자들이 속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좋은 투수는 위기 때 어떻게 하는가가 중요하다. 그래서 류현진이 A급이라는 것이다. 한 번에 무너질 듯 하면서도 무너지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김광현도 그 대열에 끼어 있다"고 평했다. 이어 "팀에서 4일 휴식 5일째 등판 간격을 지킬 수 있는 것은 김광현 뿐이다. 대신 투구수 조절을 하고 있다. 류현진처럼 5일 휴식을 취한다면 김광현에게도 120개 이상을 던지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광현을 전날 선발로 내세워 류현진과의 맞대결이 무산된 데 대해서는 "일단 4일 쉬고 5일 등판을 해야 다음 18일 군산 KIA전에 김광현을 투입할 수 있다"고 말한 후 "그렇지 않고 오늘(14일) 선발로 냈다면 다음 등판은 넥센전이 된다. 그러면 3일 정도 밖에 못쉰 상태에서 올스타전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전반기 피로를 풀 틈도 없이 후반기 시즌을 맞아야 하는 강행군이 불가피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김광현에게 온전한 휴식기를 주기 위한 것이었다.
letmeout@osen.co.kr
 
<사진>류현진-김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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