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로운 대표팀 감독직이지만 모두들 손사래를 치면서 부담을 표출하고 있다. 감독 후보군에 오른 감독들이 모두 부담스러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지난 7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대회의실에서 차기 대표팀 사령탑 선정을 위한 3차 회의를 가진 뒤 '차기 감독은 국내 지도자 12~13명 중 내주 결정짓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행을 이끈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2일 차기 사령탑 인선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퇴를 결심했다고 발표했으며, 유력한 후보였던 정해성 수석코치와 홍명보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고사의 뜻을 밝혀 차기 감독 인선에 난항을 겪고 있다.

'포스트 허정무'를 인선하기 위해 기술위가 이번 회의에서 전원일치로 결정한 것은 국내파 감독의 선임.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일궈낸 업적을 기리기 위해서 국내파 감독을 선임한다는 것.
그러나 대표팀 감독 선임을 맡은 기술위원회는 1차적으로 확정을 연기했다. 12일 혹은 13일로 예정되어 있던 차기 대표팀 감독 선임 관련 회의를 보다 더 충분한 검토를 바탕으로 신중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 당초 일정보다 일주일 늦은 다음주 (7월 넷째주) 중으로 연기했다.
감독 선임을 놓고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모든 감독들은 감독직에 대해 거절했다. 전북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및 K리그 우승을 이끈 최강희 감독, 올 시즌 울산을 K리그 선두로 이끌고 있는 김호곤 감독, 경남 돌풍의 주역인 조광래 감독을 비롯해 부산의 황선홍 감독 등은 대표팀 감독직에 대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최강희 감독과 김호곤 감독은 컵대회 8강전을 앞두고 "체질상 나와 맞지 않는다. 대표팀 코치 경험을 해보니 선수들과 뒹구는 시간이 부족하다"(최강희), "내가 쉽게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여러 가지 문제가 얽혀 있기 때문에 준비가 필요하다"(김호곤) 등 선뜻 맡겠다는 입장이 아니다.
또 황선홍 감독도 대표팀 감독직에 대해서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이야기를 했고 조광래 감독도 현재로서는 큰 뜻을 가지지 않고 있다.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한 허정무 감독의 뒤를 이어 대표팀에 오르다는 것은 말 그대로 '독이든 성배'를 가지는 것과 같다. 그만큼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을 성공적으로 마쳐야 하지만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기 때문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전직 지도자 보다는 현직 지도자로 선임의 무게가 기울고 있는 마당에 프로팀과의 계약을 끊고 대표팀에 오른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기술위원회는 국내 지도자로 점찍어 놓고 여러가지 상황을 파악하며 감독 선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쨌든 새로운 감독을 위해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상황이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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