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의 여파로 봄 개편을 미뤘던 MBC가 프로그램 개편안을 확정짓고, 이에 대해 공식 발표했다.
이번 개편으로 새로 생겨난 프로그램은 총 6개. 그 중 예능 프로그램으로는 일요일에 방송되는 ‘꿀단지’와 ‘꽃다발’이 포함됐다. 최근 폐지가 결정된 ‘환상의 짝꿍’과 ‘하땅사’의 후속이다.
특히 ‘꿀단지’의 경우, 일요일 아침 시간대에 방송되는 최초의 코미디 프로그램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과감한 시도인 것이다.

그동안 해당 시간대는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편안한 프로그램이어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어왔다. 실제로 같은 시간 KBS 1TV에서는 ‘퀴즈 대한민국’을 방송하고, SBS는 지난 2001년부터 10여 년 동안이나 ‘TV 동물농장’을 방영하고 있다. KBS 2TV의 경우 자사 인기 프로그램 ‘1박 2일’을 재방송한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꿀단지’의 연출은 ‘황금어장-무릎팍도사’를 출범시킨 여운혁 피디가 맡았다. 최양락, 하춘화, 유세윤, 장동민, 유상무 등 신구 개그맨들과 가수들이 대거 출연해 비공개 코미디쇼를 연출한다.
MBC 관계자들이 ‘꿀단지’에 거는 기대는 무척 큰 상황. 제작진은 돌아온 알까기와 함께 가족, 속마음, 초자연적인 현상 등 생활 속에서 쉽게 느낄 법한 소재의 이야기들로 시청자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꿀단지’의 성공 여부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또 있다. 해당 프로그램이 KBS 2TV ‘개그 콘서트’와 같은 스탠드업(Stand-Up) 방식을 탈피하고, 콩트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다는 점이다.
‘개그 콘서트’의 큰 성공으로 코미디계에는 ‘공개 코미디가 아니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인식이 있어왔다. ‘웃찾사’, ‘폭소클럽’ 등 비슷한 류의 프로그램들이 생겨나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물론 콩트 코미디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시청자의 외면 속에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기 일쑤였다.
출연자들과 코너 구성의 면면만 보면 웃음 요소는 충분해 보인다. 우선 ‘알까기’ 열풍을 이끌었던 개그맨 최양락이 초특급 게스트들과 함께 업그레이드 된 알까기를 선보이고, ‘옹달샘 3인방’으로 불리는 유세윤-장동민-유상무가 뭉쳐 요괴를 추적하는 특이한 콩트를 맡는다. 이와 함께 실제 부부 사이인 노사연-이무송이 무표정한 엄마와 가족을 연기한다.
‘꿀단지’가 MBC 일요일 예능을 살리는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이에 더해 코미디 프로그램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기대해 볼만하다.
rosec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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