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팍 도사', '롱런'의 힘은?
OSEN 이명주 기자
발행 2010.07.15 16: 37

MBC 예능 프로그램 ‘황금어장-무릎팍 도사’(이하 무릎팍 도사)가 첫 방송을 시작한 지 약 3년 6개월이란 세월이 흘렀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3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인기를 유지한다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은 ‘황금어장’의 간판 코너가 됐지만 처음 생겨났을 때만 해도 ‘무릎팍 도사’는 ‘실화극장’ 명성에 가려진 신년 특집 프로그램일 뿐이었다. ‘실화극장’ 시절 무속인과의 에피소드를 다룬 콩트에서 강호동이 연기한 무속인의 콘셉트를 차용해 만들어졌다.
초창기에는 연예인들을 주로 게스트로 초대해 기존 방송에서 쉽게 다루지 못했던 어두운 이력이나 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새롭고 자극적인 것을 갈망하던 시청자들의 갈증을 해소해 줌으로써 큰 인기를 얻게 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2008년부터 ‘무릎팍도사’는 연예인뿐 아니라 사회 각계 유명 인사들의 섭외 비중을 높임으로서 게스트의 어두운 면을 들추어내기보다 인간적인 면을 진솔하게 이끌어 내는 방식으로 변화했다. 이러한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무릎팍 도사’의 ‘롱런’을 가능케 하는 힘은 단연 출연자다. ‘무릎팍 도사’에는 예능감 충만한 스타들 뿐 아니라 예능에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배우 및 스포츠 선수, 기업인, 성우, 아나운서, 음악인, 영화감독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이 나오는 게 특징이다. 이들은 자신에 관한 민감한 질문에도 스스럼없이 답하는 등 솔직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때때로 감동적인 인생철학을 이야기 해 시청자들을 울리기도 했다.
특히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유명인사의 색다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무릎팍 도사’만의 재미 포인트다. 이로 인해 대중이 바라보는 유명인사들의 이미지가 180도 변할 정도다.
배우 김갑수는 지난 14일 방송분에 출연해 작품에서 보여줬던 카리스마 있는 모습 대신 샌드위치와 에스프레소를 즐기는 ‘젊은 오빠’의 면모를 한껏 뽐냈다. 자신의 미니홈피를 관리하고, 마이크로 블로그 트위터를 시작해 팬들과 소통한다는 그를 보고 모두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특히 옆집 아저씨 같은 재치 있는 입담에 ‘중년돌’이란 수식어가 붙었고, 그의 트위터는 벌써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출연자들을 빛나게 하는 강호동, 유세윤, 우승민의 진행 역시 프로그램을 이끄는 중요한 축이다. ‘무릎팍 도사’ 강호동은 특유의 노련함과 재치로 다소 민감하게 들릴 수 있는 질문들을 효과적으로 해낸다. 이러한 활약을 인정받아 지난 2008년 MBC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무릎팍 도사’ 관계자는 “누군가에게 내 고민을 털어놓을 때 상대방이 얼마나 잘 들어주냐가 중요하다. 그 역할을 강호동이 굉장히 잘 해주고 있다. 실제로 게스트들의 이야기에 굉장히 몰입하기 때문에 상대방도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건방진 도사’ 유세윤은 강한 애드리브와 순발력, 뻔뻔함을 무기로 녹화장을 초토화 시킨다. 로고송을 담당하는 우승민의 경우,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꺼내 순간의 재미를 연출하는 역할을 한다.
 
제작진의 노력 역시 무시 못 할 인기 비결이다. 각계각층 인사들을 캐스팅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무릎팍 도사’의 박정규 PD가 안철수 교수를 출연시키기 위해 1년간 설득했다는 에피소드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박 PD는 초대하는 이유를 적은 장문의 이메일로 계속 접촉한 끝에 결국 안 교수의 출연을 성사시켰다. 제작진의 이러한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무릎팍 도사’는 상상할 수 없다.
똑같은 콘셉트와 비슷한 진행 방식으로 꾸려가는 프로그램이지만 ‘무릎팍 도사’가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은 이처럼 많은 제작진들의 숨은 노력과 '무릎팍'에서만큼은 가감 없이 자신을 내보이는 출연진 덕분이 아닌가 한다.
rosecut@osen.co.kr
<사진> MBC ‘무릎팍 도사’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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