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체 보강' 오지환의 자연적 '스키니팬츠'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07.15 18: 21

"원래 붙는 바지를 좋아하기는 합니다. 그렇다고 시즌 중에 치수를 줄인 건 아니에요".(웃음)
 
도드라진 허벅지 윤곽. 얼핏 봐서는 '겉멋'이 든 선수로 편견을 얻을 수도 있으나 하체 보강에 이유가 있다는 이야기였다. '오백호' 오지환(20. LG 트윈스)이 풀타임 첫 시즌 여름나기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의도적으로 바지를 달라붙게 하지는 않았음을 밝혔다.

 
경기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오지환은 첫 풀타임 시즌인 올 시즌 81경기 2할5푼2리 8홈런 39타점 11도루(14일 현재)를 기록 중이다. 내야 심장부인 유격수 자리를 소화하면서 커다란 부담 속에서 시즌을 치르고 있음을 감안하면 신인왕 후보로 꼽을 수 있는 성적.
 
18개의 실책을 저지르며 강정호(넥센, 20실책)에 이어 전체 2위에 올라있는 점은 아쉽지만 경기 경험을 쌓아가며 투박했던 수비도 조금씩 향상 중이다. 팬들은 오지환에 대해 기본기는 부족하지만 운동 능력만큼은 천부적이던 농구만화 '슬램덩크'의 주인공 강백호와 비교해 '오백호'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더 멋들어진 선수로 발전하길 바라는 팬심이 담겨있다.
 
15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만난 오지환은 전날 때려낸 결승홈런에 대해 웃으면서도 "마지막 타석에서 노림수가 빗나가 삼진 당하고 말았다"라며 쑥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뒤이어 그는 "허벅지 근육이 더욱 탄탄해진 것 같다. 바지를 일부러 줄인 것이 아니냐"라는 농 섞인 질문에 다시 한 번 웃으며 답변에 나섰다. 유니폼 바지가 더욱 '스키니팬츠'처럼 변한 이유를 밝힌 것.
 
"원래 달라붙는 바지를 즐겨 입기는 해요. 그렇다고 일부러 사이즈를 줄인 건 아닙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하체 보강에 집중하다 보니 좀 더 바지가 달라붙는 느낌이 드는 게 아닐까요".
 
오지환이 하체 보강에 열중하는 이유는 '멋 부리기'가 아닌 '타격 밸런스'를 위해서다. 서용빈 타격코치는 오지환에게 '메이저리그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전 보스턴) 식 로테이션 타격을 주문하고 있다. 타격 시 하체 축을 고정시키고 힘의 집중도를 높이는 동시에 허리 회전력으로 호쾌한 타격을 하길 바라는 것.
 
뒤이어 오지환은 첫 풀타임 시즌 여름나기에 대해 묻자 "신경을 많이 쓰고는 있지만 아직은 어렵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2군에서처럼 낮 경기에만 출장하지는 않기 때문에 환경적으로는 더 나을 수 있지만 집중력 발휘에 쏟는 힘이 엄청나기 때문에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2군에서 더운 여름에도 낮 경기만 이어지니까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만 직접 겪어보니 확실히 1군이 어려운 것 같아요. 2군에서보다 더 많은 집중력을 발휘하고 공 하나하나를 주시하다보니 정신적으로도 소모되는 힘이 많습니다".
 
LG가 오지환을 주전 유격수로 내세우는 이유는 당장의 호성적이 아닌 앞으로의 대계를 위해서다. 하나하나 배워가며 더 큰 꿈을 키우고 있는 오지환이 앞으로 펼칠 활약도가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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